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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1. 놀이공원 -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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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1. 놀이공원 - 오후**\n\n타가디스코를 타고 있는 선영(여, 17세)과 수정을 비롯한 친구들의 모습.\n마구 흔들리는 기구를 타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선영의 얼굴이 해맑다. 그 얼굴 위로 '2001년' 자막.\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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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2. 자매식당 - 밤**\n\n싱크대를 정리하고 설거지를 하고있는 선영. 주방을 나오면서 옷에 물기를 털어내며 보면 마저 남은 테이블을 정리하고 있는 선영의 엄마가 보인다.\n\n선영\n나 먼저 간다. (나가려다가) 참, 나 스타킹 사게 삼천 원만.\n\n엄마\n얼마 전에 샀는데 또?\n\n선영\n줄 나갔으니까 사지, 엄만.\n\n엄마\n가시나가 조심성 없기는... 그러니까 핸드폰도 잃어버리지!\n\n엄마가 앞치마 주머니에서 천 원짜리 몇 개를 꺼낸다. 돈을 세는 엄마의 손에서 천 원짜리 한 장을 더 낚아채는 선영.\n\n선영\n(혀 낼름) 요건 알바비. 낼 아침에 나 꼭 깨워야 돼. 알았지?\n\n이내 서둘러 나가는 선영. 때마침 가게로 들어오는 아버지에게 대충 인사하고 나간다. 선영의 뒷모습을 보고 미소 지으며 테이블에 앉는 아버지.\n\n아버지\n밥 줘, 배고파.\n\n엄마\n여지껏 안 드시고 뭐했수?\n\n앞치마에 손 닦으며 주방으로 들어가는 엄마.\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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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3. 선영네 집 -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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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3. 선영네 집 - 밤**\n\n어두운 방 안. 집 전화로 남자친구와 통화하는 선영. 옆에서 자고있는 동생 민정이 뒤척이자 목소리를 낮춘다.\n\n선영\n그래서 뭐... 니가 먼저 바쁘다고 했잖아. 누구긴 누구야. 수정이랑 애들이랑 놀았지. 말하면 뭐, 니가 내 친구들 다 알아?\n(사이) 너 나 좋아하는 거 맞긴 한거니?\n\n(cut to)\n채팅 사이트에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입력되고 로그인이 되자 '띠리링...' 채팅창이 열리며 알림이 뜬다.\n호기심 어린 눈으로 남자 아바타가 요청한 대화창을 열어보는 선영.\n\n-월산동 살아요?^^\n-네\n-저도ㅎㅎ 태양 오락실 근처요\n\n바로 달리는 답글. 모니터를 바라보는 선영의 얼굴.\n(cut to)\n보라색 패딩 점퍼를 입고 조용히 방을 나가는 선영.\n(cut to)\n캄캄한 밤. 골목을 걷는 선영.\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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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4. 선영네 집 - 아침**\n\n마루 위에 아침햇살이 드리워있다.\n방에서 나온 민정이 부엌에 있는 엄마에게 소리친다.\n\n민정\n엄마, 선영 언니가 안 보여.\n\n엄마\n뭐라고? 얘가 새벽부터 어딜 간 거야.\n\n자매의 방 옷장 앞에 걸려있는 선영의 잘 다려진 교복.\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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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5. 드들강 - 낮**\n\n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카메라가 천천히 거슬러 올라가면 강가에 나신으로 엎드려 떠 있는 여자의 몸. 작은 물결을 따라 부유하는 사체, 선영이다.\n발목 끝에 걸쳐져 있는 살색 스타킹이 도드라져 보인다.\n\n타이틀 <마지막 임무>\n검은 강물 위에 떴다가 사라진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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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6. 허름한 국밥집 -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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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6. 허름한 국밥집 - 저녁**\n\n혼자 국밥을 먹고 있는 택수(남, 50대 중반). 그의 눈에 식당 벽걸이 TV로 '옛날 뉴스' 코너라는 종편 TV 채널이 보인다.\n그 위로 자막 '2015년 1월'이 떴다 사라진다.\n'4년 전 드들강에서 사체로 떠오른 김선영 양의 아버지가 스스로 목을 매 생을 마쳤습니다.'라는 자살사건 뉴스가 이어진다.\n초라한 장례식장 앞에서 오열하는 가족들. 선영 엄마 심옥과 동생 민정의 모습도 보인다. 살짝 찡그려지는 택수의 미간. 국밥이 많이 남았는데 숟가락을 놓는다.\n택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인에게 바로 계산한다.\n주인이 거스름돈을 주려는데 택수, 어느새 이미 문을 나선 뒤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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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7. 나주 교외 도로가, 택수 차 안 -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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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7. 나주 교외 도로가, 택수 차 안 - 저녁**\n\n차에 올라탄 택수, 시동을 걸지 않고 잠시 창밖을 응시하다가 본네트를 열어 구석의 낡은 지갑을 펼쳐본다.\n교복 입은 어느 소녀의 흑백사진.\n손으로 한번 쓸어보고는 지갑을 닫고, 시동을 건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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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8. 나주 경찰서 정문 가로수길 -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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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10. 나주 경찰서 복도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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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10. 나주 경찰서 복도 - 낮**\n\n복도에 울려 퍼지는 한 중년 여자의 고성. 강력계 문이 열리고 여자를 끌고 나오는 의용(남, 40대 중반) 경사.\n\n중년 여성\n당신 경찰 맞어? 나쁜 놈들 편드는 거냐고! (의용의 손을 뿌리치며) 놔, 놓으라고. 왜 나를 잡어. 내가 잘못했어? 저 사람을 잡아야지.\n\n의용\n아, 마음은 알지만 그래도 사람을 때리면 쓰겠습니까...\n\n그때 강력반 사무실 문을 열고 따라나오는 다른 형사. 맷집 좋은 중년 여성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의용을 거칠게 밀곤 다시 문 안으로 들어간다.\n사무실 안에서 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n여자의 발길질에 바닥에 쓰러진 의용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n\n의용\n니미럴... 왜 나한테 난리여.\n\n그때 복도 끝 수사과장 사무실 문 앞에서 서성이는 택수. 문을 열려고 하는데 잠겨있는지 손잡이를 잡고 돌려본다.\n수사과장 방 앞.\n\n의용\n혹시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n\n택수\n새로 부임한 수사과장인데, 문이 잠겨있네요.\n\n의용\n(의심스럽게 쳐다보며) 수사과장님은 다음주부터 오신다고 들었는데...\n\n택수\n짐 정리도 할 겸 일찍 왔소.\n\n의용\n미리 오신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어서... 실례지만 신분증을 좀...\n\n택수가 의용을 쳐다보다가 멋쩍게 웃으며 주머니를 뒤적인다.\n그때, 계단을 내려오던 경찰서장이 택수를 보고 반가워하며,\n\n경찰서장\n아이고, 오셨단 말씀 듣고 내려오던 길인데 딱 뵙네요.\n\n택수\n(의용을 슬쩍 노려보며) 제가 괜히 일찍 와서 불편하게 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n\n경찰서장\n편은 무슨... 하루라도 빨리 일하신다는데 환영이죠. 근데 왜 안 들어가시고 여기서...\n\n뻘쭘한 세 사람. 의용이 머리를 긁적인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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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11. 나주 경찰서 앞 휴게공간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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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11. 나주 경찰서 앞 휴게공간 - 낮**\n\n의자에 앉아서 담배를 피는 의용. 그 뒤로 주철(남, 50대 초반) 팀장과 강력1팀장이 보인다.\n\n강력1팀장\n(의용에게 웃으며) 너 어제 과장님 불심검문 해부렸다며... 신고식 제대로 해부렸다냐?\n\n의용\n뭔 소문이 그렇게 났대? 그거야 수상한 사람이 서성거리니까 물어본 거지... 정문에서 막 아무나 들여보내니까 그런 거 아닙니까?\n\n주철 팀장\n그 양반 보아하니 성미가 영 급한 분이시네잉?\n\n강력1팀장\n총경 진급 떨어지고 좌천된 거라던데... 얼마나 급하겄습니까?\n하긴 지방청 애들 말이 별명이 로보트라는디?\n\n의용\n뭔 로보트?\n\n강력1팀장\n감성 제로, 체력 만땅... 애들만 죽어나는 거지...\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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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12. 나주서 대회의실 - 아침**\n\n수사과 형사들이 자리에 앉아 택수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n단상 앞에 선 택수가 직원들과 한 명씩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n\n택수\n국가가 자국민을 보호하지 않으면, 국가도 아닙니다. 저는 우리 수사과 직원 한 명, 한 명이, 국가를 대표해서 주민들을 만난다는 사명감으로, 책임 있는 자세로 일했으면 좋겠습니다.\n\n맨 뒷자리에 앉아있는 의용이 택수를 유심히 쳐다본다.\n\n택수\n'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주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우리 경찰 본연의 임무입니다.\n\n택수의 말에 미소를 짓는 의용.\n\n택수\n거기, 왜 웃지?\n\n순간, 당황하는 의용. 옆에 앉아있던 주철이 의용을 슬쩍 쳐다본다.\n\n의용\n(뜨끔해서) 죄송합니다. (머뭇거리다) 당연한 말씀을 너무 진지하게 하셔서 저도 모르게 웃었습니다...\n\n택수\n(피식 웃으며) 솔직해서 좋네. 자네 이름이 뭐야?\n\n의용\n강력2팀 서의용입니다.\n\n택수\n서 형사 말대로, 당연한 일 하는 게 우리 일입니다. 문제는 항상 당연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을 때 생기는 법입니다. 최소한 자기 몫은 제대로 해낸다는 생각으로 일합시다. 알겠습니까?\n\n사뭇 진지한 택수를 보는 의용.\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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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13. 나주서 강력반 사무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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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13. 나주서 강력반 사무실 - 낮**\n\n나름 분주한 분위기의 강력반 사무실.\n의용이 믹스커피를 양손에 들고 주철의 자리로 다가가면,\n\n주철\n(핸드폰으로 사진을 찾으며) 저번에 말한 여자 안 있냐... 한 번 만나볼텨? (핸드폰을 내밀며) 봐봐~\n\n의용이 쭈뼛대며 핸드폰을 받아 사진을 본다.\n\n주철\n너니까 소개해주지, 딴 놈 같으면 말도 안 꺼내.\n\n의용\n(사진을 유심히 보더니) 이야~ 미인이시네요... 저보단 형님하고 더 잘 어울리겠구먼.\n\n주철\n이 자식이, 누구 이혼당하는 꼴 보고 싶어?\n\n그때, 전화벨이 울리자, 의용이 슬쩍 자리를 피해 전화를 받는다.\n\n의용\n나주경찰서 강력반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듣고 있다가) 네, 과장님. 저 서의용입니다. (듣고 있다가) 강 팀장님도요?\n\n자신을 찾는 전화에 의양해하는 주철. '왜?'라는 입 모양을 해 보인다.\n\n의용\n(주철에게 고개를 저어 보이며) 네 알겠습니다.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수사과장님이 팀장님하고 같이 오라네요?\n\n주철\n(의용을 째려보며) 아까 니가 웃어서 그런 거 아냐?\n\n고개를 갸웃하는 의용.\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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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14. 나주서 수사과장실 - 낮**\n\n택수, 관내 미제사건 현황보고서를 살펴보고 있다.\n노크 소리가 들리고, 이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주철과 의용.\n주철과 의용을 본 택수가 소파로 걸어가며 두 사람을 맞는다.\n\n택수\n앉아. 차라도 줄까?\n\n주철\n아닙니다. 저흰 괜찮습니다.\n\n택수\n(자리에 앉아 주철을 보며) 나주서에 오래 있었다드만...\n\n주철\n예. 한 10년 됐을 겁니다.\n\n택수\n(웃으며) 징허네... 여가 편한가 봐?\n\n어색한 미소를 짓는 주철.\n택수, 관내 미제사건 현황보고서 중 드들강 사건 보고서를 가리키며,\n\n택수\n이 사건 아는 것 좀 있나?\n\n주철\n네. 2001년에 발생한 사건인데, 피해자 질 안에서 용의자 체액이 검출됐지만, 당시 용의자 특정에 실패해서 미제 처리 되었고, (의용을 보며) 2012년 재수사 땐 서 형사가 담당했었습니다.\n\n의용\n(쓱 보고는) 2010년 DNA법이 통과되고서 2012년 대검찰청에서 교도소 재소자 대상으로 장기 미제사건들에서 나온 DNA와 대조해 보다가 일치하는 피의자를 찾아냈고 검찰에 송치했는데... 검찰에서 2년 붙잡고 있다가 증거 부족으로 불기소처분 내렸습니다.\n\n택수\n피해자 몸에서 피의자 정액이 나왔는데도 범인이 아니라고?\n\n생각에 잠겨있던 택수, 이내 의용과 주철을 보며,\n\n택수\n이 사건, 다시 검토해봐야 할 거 같은데?\n\n의용, 할 말을 잃은 듯 택수를 본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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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15. 나주서 자료실 - 낮**\n\n책장 사이로 의자를 밟고 올라가 사건기록이 담긴 서류 상자를 뒤적거리는 의용.\n\n주철\n(한숨을 쉬며) 퇴직 날 받아 놓은 양반이 뭔 미제사건을 한다고... 튀려고 작심했나?\n\n의용이 먼지 쌓인 서류 상자 하나를 꺼내 밑에 있는 주철에게 건넨다.\n\n의용\n사람은 좋아 보이드만. 입바른 소리 하는 거 빼곤.\n\n주철이 상자를 열어보면 보고서들이 한가득 들어있다.\n서류 봉투를 꺼내 들춰보는 의용의 심란한 표정.\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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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16. 광주 월산동 골목, 드들강변(과거) - 늦은 밤**\n\n인적 없는 골목. 가로등 불빛 아래 빨간 마티즈 한 대가 서행한다.\n운전석의 얼굴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골목 모퉁이에서 보라색 패딩을 입은 선영이가 두리번거리며 온다.\n창문을 내리고 웃는 얼굴로 손짓하는 20대 남자, 지국현이다.\n선영이 주저하다가 조수석 문을 열고 올라탄다.\n\n(cut to) 뻥 뚫린 도로. 빠르게 달리는 마티즈.\n창 밖을 보는 선영의 표정이 점점 불안해진다.\n\n선영\n어디가는 거예요?\n\n지국현\n(웃으며) 드라이브.\n\n창밖으로 강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드들강이다.\n차가 강변 길에 멈추고, 선영의 얼굴이 굳으며 뭔가 잘못됐다는 걸 직감한다.\n암전.\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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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17. 나주서 수사과장실 - 낮**\n\n택수 앞에서 사건 개요를 브리핑하는 주철.\n- 2001년 드들강 살인사건 발생\n- 2010년 DNA 신원확인 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시행\n- 강력범죄자 및 수형자들 국가 DNA DB에 수록\n-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재수사\n- 지국현 DNA 일치 검찰 송치\n- 2014년 7월 거짓말탐지기 조사 무혐의 불기소 처분\n사건 개요의 텍스트들과 사진, 동영상들이 빠르게 몽타주되며 보여진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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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18. 광주 월산동 골목 - 낮**\n\n오래된 주택가 골목의 갈림길에 있는 옛날 통닭집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택수. 그 뒤를 따르는 의용.\n\n의용\n여기가 목격자가 마지막으로 피해자를 봤다는 장솝니다. 예전엔 정육점 자리였습니다.\n택수가 천천히 골목을 살펴본다. 건너편 골목에 편의점이 보인다.\n\n의용\n저 편의점 자리가 예전에 오락실이 있던 뎁니다. 저기서 오른쪽 골목으로 쭉 들어가면 피해자 집이고, 왼쪽 골목으로 가면 피의자가 살던 집입니다. 한 동네 살고 있고, 전과도 있어서 조사대상자에 포함됐어야 했는데, 전입신고 안 하고 친형네 집에 얹혀살고 있어서, 필터링에서 빠진 거 같습니다. 그때 바로 잡았으면 진즉에 해결됐을 사건인데...\n\n택수\n초동수사 때 광주서 형사들하고 공조가 잘 안 됐나 보지?\n\n의용\n아무래도 우리 관할지가 아니니깐 잘 모르잖습니까. 광주서에서도 자기네 사건 아니니까 세세하게 살펴보지 못한 거고요.\n\n택수, 의용의 말을 들으며 생각에 잠긴다.\n\n택수\n사건 현장까지 여기서 얼마나 떨어져 있지?\n\n의용\n드들강은 여기서 차로 삼십 분 걸립니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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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19. 나주 교외 도로, 스타렉스 안 - 낮**\n\n차창 너머로 시골 풍경이 이어진다.\n의용이 백미러로 뒷좌석을 힐끔 쳐다본다.\n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겨있는 택수 얼굴 위로,\n\n의용\n피해 학생 아버지는 몇 년 후 충격으로 자살했습니다... 재수사 때 범인 잡혔다고 기대했던 어머니 얼굴이 선한데, 불기소 되고 나서 다시 뵈니깐 참 딱하더라고요.\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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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20. 나주 드들강 변 - 낮**\n\n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무심히 내려다보는 택수.\n\n의용\n(강변을 가리키며) 여기가 피해자가 최초로 발견된 자립니다. 강변에 나체로 떠 있는 사체를 근처 식당 주인이 발견하고 신고했다고 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며) 4대강 사업한다고 싹 다 뒤집어엎어서 산책로도 생기고 했지만, 그때만 해도 다 갈대밭이었다고 합니다.\n\n씁쓸하게 강물을 내려다보던 택수가 물에 손을 담가본다.\n\n택수\n지금도 이렇게 찬데 한겨울에 물이 얼마나 찼겠어...\n\n그런 택수를 보는 의용.\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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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21. 나주서 수사과장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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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21. 나주서 수사과장실 - 낮**\n\n소파에 둘러 앉아있는 택수, 주철, 의용.\n의용이 사건 검토 결과를 보고 중이다. 검토보고서를 넘기는 택수.\n\n의용\n피의자의 정액도 발견됐으니까 상식적으론 지국현 그놈이 범인일 가능성이 크지만, 증거가 없는 이상 죄를 묻긴 어려워 보입니다. 살해 현장을 목격했던 목격자가 나오거나, 피의자가 범행을 자백하지 않는 이상...\n택수가 책상 위 서류들 사이에서 당시 현장 사진(나체로 강변에 떠 있는 모습)과 교복을 입은 피해자 김선영의 사진을 집어 든다.\n두 장의 사진을 나란히 붙여 놓고 유심히 보던 택수,\n\n택수\n재수사합시다.\n\n의용과 주철, 당혹스러운 듯 서로 눈을 마주친다.\n\n의용\n이미 무기로 징역 사는 놈인데... 괜한 수사력 낭비 아닙니까?\n\n택수\n자네 담당 사건이 미제로 남아있는데 아쉽지도 않아?\n\n주철\n(조심스레) 저희도 아쉽죠. 근데 요 사건은 시급한 것도 아니고, 가뜩이나 일손도 부족한데 굳이...\n\n의용과 주철을 빤히 보는 택수.\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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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22. 나주서 강력반 사무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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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22. 나주서 강력반 사무실 - 낮**\n\n의용 책상에 앉아 컴퓨터로 작업 중인 해사한 얼굴의 청년. 상혁(남, 30대 초반)이다.\n\n의용 (O.S.)\n누구십니까?\n\n상혁이 고개를 들면, 의용이 서 있다. 서로를 보며 당황하는 두 사람.\n\n상혁\n아... 강 팀장님이 잠시 써도 된다고 하셔서요.\n(자리를 정리하며) 바로 비켜드리겠습니다.\n\n그 모습을 보고 있던 주철이 다가오며,\n\n주철\n인사들 해... 전담반 파트너끼리.\n\n의용\n(주철을 빤히 보며) ...네?\n\n주철\n과장님이 직접 스카웃해 온 지원인력이야~ (상혁을 가리키며) 전남청 미제수사팀... 누구라고?\n\n상혁\n(의용에게 손을 내밀며) 나상혁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n\n의용\n(얼떨결에 손을 내밀며) 서의용이요.\n\n어색하게 악수를 하는 두 사람.\n\n주철\n서 형사는 당직만 서고 다른 사건은 다 빼주라고 하니까, 드들강 사건만 전담해서 잘해봐.\n\n의용\n아니, 팀장님. 그게 무슨 소리래요?\n\n주철\n(시선을 피하며) 무슨 소리긴, 업무지시지.\n\n의용\n언제 해결될지도 모르는 미제사건을 왜 제가 맡습니까?\n\n주철\n과장님 지시사항이니까 일단 하고 있어 봐~\n\n의용\n형님! 저 파출소 전근 신청해 놓은 거 뻔히 아시면서...\n\n그때,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린다. 일동, 출입문 쪽을 보면, 문 앞에 서 있는 택수. 주철과 의용의 대화를 다 들은 눈치다.\n\n택수\n(의용, 상혁, 주철을 보며) 다들 저녁에 시간 괜찮아?\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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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23. 횟집 -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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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23. 횟집 - 밤**\n\n시장통의 허름한 횟집. 구석 테이블에 택수, 주철, 의용, 상혁이 앉아있다.\n의용이 소주 한 잔을 들이키고 상혁에게 소주를 따라주려다, 상혁의 잔에 술이 그대로 있는 것을 보곤 자기 잔을 채운 후 상혁에게 다시 건배를 청한다.\n\n의용\n잘해봅시다.\n\n상혁\n잘 부탁드립니다.\n\n상혁과 의용이 잔을 부딪친다. 얼굴이 붉어진 택수가 주철에게,\n\n택수\n강 팀장, 자네가 일손 부족하다고 해서 지원인력 데려온 거야... 틈틈이 진행 상황 좀 봐주고 해.\n\n주철\n(마지못해) 네 알겠습니다.\n\n택수\n(혼자 술잔을 기울이는 의용을 보곤) 서 형사가 술 좀 하네? (소주를 따라주며) 자네 파출소 전근 신청해 놓은 건 아는데, 갈 때 가더라도 최선을 다하자고.\n\n고개를 숙이며 두 손으로 술을 받는 의용.\n\n의용\n과장님이 이리도 집념을 보이시니...\n\n택수와 의용의 시선이 맞는다. 택수가 잔을 들며,\n\n택수\n자, 자. 한잔하자고! (주철을 보며) 나주서 베테랑 우리 강 팀장 밑에, (의용을 보며) 3년 연속 체포왕 서 형사도 있고, (상혁을 보며) 전남청 미제팀 에이스까지... 이 정도면 최고 아냐?! (어색하게 시선을 나누는 주철, 의용, 상혁) 건배!\n\n소주잔 네 개가 부딪친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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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24. 나주서 강력반 사무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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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24. 나주서 강력반 사무실 - 낮**\n\n상혁 옆자리에서 통화하고 있는 의용.\n\n의용\n아니 이게 워낙 오래 전 사건이니깐 저희가 원본 사진도 없고 해서 부탁드리는 거 아닙니까... (한동안 이야기를 듣더니) 네... 네, 알겠습니다.\n\n의용,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의자에 몸을 누인다. 책상 위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기록들을 째려보는 의용. 책상 위에는 복사본이라 그런지 검게 그을려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부검사진들이 놓여있다.\n\n상혁(O.S.)\n국과수에도 없답니까?\n\n어느새 의용 책상 옆에 서 있는 상혁. 책상 위 부검사진을 슬쩍 본다.\n\n의용\n그러게 말입니다. 국과수에 부검사진이 없으면 어쩌잔 거여...\n\n상혁\n담당 부검의는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요?\n\n의용\n(상혁을 보며) 부검의요...?\n\n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기록을 뒤적이는 의용.\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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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25. 광주 시내 도로, 의용 차 안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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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25. 광주 시내 도로, 의용 차 안 - 낮**\n\n운전 중인 의용. 조수석에 앉아있는 상혁. 어색한 정적이 흐른다.\n어색함을 못 견디겠는지 먼저 말을 꺼내는 의용.\n\n의용\n거시기 호칭 정리가 덜 된 거 같은데, 형사님이라고 부르지 말고 줄여서 형님이라고 하죠? 내가 나이도 한참 더 많은데.\n\n상혁\n(의용을 보며) 전 형사님이 더 좋은데요?\n\n상혁의 반응에 당황한 의용. 애써 태연한 척 웃어 보이며,\n\n의용\n파트너끼리 서로 내외해서 수사가 잘 되겠어요? 응?\n\n상혁\n(씩 웃으며) 그거랑 수사하는 거랑 상관이 있습니까?\n\n깍쟁이 같은 상혁의 태도에 의용, 머쓱해진다.\n의용의 차가 이내 빠르게 달려 나간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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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26. 전남대 법의학교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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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26. 전남대 법의학교실 - 낮**\n\n병원 진찰실 느낌의 연구실. 모니터에 부검 사진들을 띄워놓고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는 부검의(남, 50대 중반).\n\n부검의\n얼굴에 이렇게 붉은 울혈이 생긴 건 질식해서 죽었다는 건데, 폐에서도 플랑크톤이 검출됐으니까 물속에서 목이 졸려 죽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혈액과 위 내용물에서도 약독물이나 알콜은 검출되지 않았으니까, 다른 사인은 아닌 거고... (허벅지에 길게 난 긁힌 자국을 가리키며) 이런 식으로 방어 흔적도 있으니 정황상 성폭행 후 살해당했다고 추측할 수 있죠.\n\n의용\n이 상처들이 성폭행당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단 말인거죠?\n\n부검의\n강한 물리력에 저항하면서 생긴 상처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n\n가져온 수사 보고서를 부검의에게 내미는 의용.\n사람의 윤곽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부검 사진 복사본이다.\n\n의용\n혹시, 이 사진 원본도 갖고 있습니까?\n부검의\n(사진을 보며) 연구용으로 필요한 사진만 보관해놓는 터라... 여긴 없는 거 같은데. 찾으면 연락드릴게요.\n\n의용이 주머니를 뒤적이며 명함을 찾으려고 허둥대는 사이, 상혁이 재킷 안주머니에서 명함 상자를 꺼내 명함 한 장을 빼내, 부검의에게 건네며,\n\n상혁\n꼭 좀 연락 부탁드립니다.\n\n뻘쭘해진 의용이 상혁을 본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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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27. 나주서 수사과장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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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27. 나주서 수사과장실 - 낮**\n\n책상에 앉아 서류를 검토하는 택수. 전화가 울리자 스피커폰을 켠다.\n\n행정계 직원 (통화)\n과장님, 드들강 사건 피해자 어머님이 찾아왔는데요. 과장님하고 면담하고 싶다고 합니다.\n\n택수\n....?!\n\n행정계 직원 (통화)\n전임 과장님 계실 때도 몇 번 찾아오긴 했었는데요... 제가 잘 말해서 돌려보낼까요?\n\n(CUT TO) 소파에 앉아있는 심옥(50대 중반)과 민정(30대 초반). 택수가 차를 가져와 심옥과 민정 앞에 놓는다.\n\n심옥\n수사과장님이 새로 오셨다길래 찾아왔습니다.\n택수\n안 그래도 이 사건을 다시 검토하고 있습니다.\n\n심옥\n(작심한 목소리로) 14년을 기다려서 겨우 범인 찾았는데... 이제 와서 왜 범인이 아니라는 거예요?! 어떻게 그놈이 한 말만 듣고서... 여태껏 범인 못 잡아 준 게 미안해서 내가 우리 선영이 납골당에도 못 갑니다.\n\n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숙이는 택수. 민정이 쓰러진 핸드백을 바르게 세우는 모습을 우연히 본다.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민정의 손동작을 놓치지 않는 택수.\n\n민정\n(택수와 눈이 마주치자) 도대체 검찰에선 왜 범인이 아니라는 거예요?\n\n택수\n피의자 측에선 '내가 죽이진 않았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 거예요... 검찰에서도 그 자가 '범인이 아니다.'라는 게 아니라... '살해했다는 직접 증거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판단을...\n\n심옥\n(목소리를 높여) 검찰이나 경찰이나 여태껏 우리 선영이 죽인 범인 못 찾다가 이제는 찾아놓고도 처벌을 안한다구요? 부끄럽지도 않습니까?\n\n곤혹스런 택수의 얼굴.\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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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28. 광주과학수사연구소 앞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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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28. 광주과학수사연구소 앞 - 낮**\n\n'NFS광주과학수사연구소'라는 팻말이 붙어있는 건물 전경.\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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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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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29. 광주과학수사연구소 연구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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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29. 광주과학수사연구소 연구실 - 낮**\n\n소파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앉아있는 조일남(법의학자/남, 50대 중반)과 택수. 테이블 위엔 부검소견서와 사건기록들이 펼쳐져 있다.\n\n조일남\n결국은 강간하고 살해했다는 걸 입증해야 하는 건데... 증거라곤 옛날 기록들뿐인데 지금 와서 하려니 쉽나.\n\n택수\n쉬운 일이면 너한테 부탁하겠냐? 꼼꼼히 좀 살펴 봐봐.\n\n조일남\n너, 너무 욕심부리는 거 아냐? 예전 미제 사건이 맘에 걸려서 그래?\n\n택수\n(소파에 몸을 누이며) 눈에 띄는 걸 어떡해~\n\n조일남\n요령껏 좀 하라고. 곧 퇴직인데 준비도 해야지. 준식이 놈 봐라. 그렇게 대충 살다가 막상 와이프 암 걸리는 바람에 퇴직금이랑 모아놓은 돈 다 끌어서 병원비 대고 나니까 빈털터리라더라.\n\n택수, 흘려듣는 듯 대꾸가 없다.\n\n조일남\n넌 뭐 주식이나 땅 좀 사놓은 거 없어?\n\n택수\n주식은 무슨. 은성이 공부하는데 돈이 얼마 드는 줄 알아?\n조일남\n똑똑하니깐 돈도 들고 하는 거야.\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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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30. 택수 집, 거실 -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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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30. 택수 집, 거실 - 밤**\n\n캄캄한 실내. 도어락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리고, 이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택수. 어두운 실내에 불이 켜지자, 텅 비어있는 거실이 보인다. 탁자 위에 놓여있는 은성(남, 18)과 택수 부부의 다정한 사진 액자.\n\n(CUT TO) 가스레인지에 물이 담긴 냄비를 올려놓고 냉장고에서 커다란 김치통 하나를 꺼내는 택수.\n\n(CUT TO) TV 앞 거실 테이블에 앉아있는 후줄근한 차림의 택수. 김치통 하나를 앞에 두고 라면을 먹는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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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31. 원룸 -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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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31. 원룸 - 밤**\n\n샤워를 마치고 나온 젊은 여자.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털며 켜놓은 TV 화면을 무심히 보다 이내 얼굴이 굳으며 주저앉는다. 이미경(여, 30대 초반)이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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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32. 광주지검 차장검사실 -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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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32. 광주지검 차장검사실 - 밤**\n\n앞 신의 TV 화면 이어진다.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을 다룬 시사 프로그램. 화면엔 드들강 변 사건 현장에 서 있는 피해자 유가족의 모습이 모자이크 처리되어 보인다.\n\n시사프로\n(진행자) 2001년 2월 4일, 고 김선영 양이 드들강에서 알몸으로 발견된 그 날 이후, 선영 양의 가족들에겐 악몽 같은 하루하루의 연속이었습니다. 벌써 14년이 흘렀습니다. (유가족이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에는 아름다운 추억의 장소였을 이곳이 14년 전 가족에게는 비극의 장소가 되어버렸습니다.\nTV 화면, 스튜디오에 서 있는 진행자가 사건을 설명한다.\n\n시사프로\n(진행자) 지난 2012년, 경찰은 피의자 지 씨를 DNA 일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그리고 2년 후, 검찰에서는 사건을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선영 양을 모르지만, DNA가 일치한다니 성관계는 한 것 같다. 하지만 죽이지는 않았다'라는 피의자 지 씨의 모호한 말에 휘둘린 것 말고는, 검찰이 지 씨의 진범 여부를 가리기 위해 대체 어떤 수사를 했는지, 과연 사건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심히 의심스러운 대목입니다.\n\nTV를 보던 차장검사(남, 50대 중반), 원섭(남, 40대 초반)을 못마땅하다는 듯 보며,\n\n차장검사\n이런 건 장 수석이 먼저 나한테 보고했어야지!\n\n표정이 굳는 원섭.\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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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33. 나주서 서장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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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33. 나주서 서장실 - 낮**\n\n노트북 화면 속, 나주서 로비를 걸어 들어가는 피해자 가족의 모습이 보인다.\n\n시사프로\n(진행자) 지금 이 사건은 나주경찰서에서 재수사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검찰은 왜 지 씨를 기소하지 못한 걸까요? 선영 양의 가족들은 그 이유라도 정확하게 알고 싶다고 했습니다. 검찰의 불기소처분 직후 재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그 이유를 알고 있을까요?\n\n노트북 앞에 앉아 방송을 유심히 보는 서장(남, 50대 초반).\n맞은편에 앉은 택수, 불편한 기색이다.\n노트북 화면 속, 흔들리는 카메라 화면에 이어, 가방 안에 숨겨 둔 카메라로 찍은 듯한 앵글로 모자이크 처리된 택수가 보인다. 화면 하단엔 '경찰 관계자'라는 자막이 보인다.\n\n시사프로\n(택수 목소리) 피의자 측에선 '내가 죽이진 않았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 거예요... 검찰에서도 그 자가 '범인이 아니다.'라는 게 아니라... '살해했다는 직접 증거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판단을...\n\n서장이 스페이스바를 누르자 택수의 목소리가 멎는다. 한동안 이어지는 침묵.\n\n서장\n이 사건, 수사 중인 게 맞습니까?\n\n택수\n네, 재수사 중입니다.\n\n서장\n검사는 동일첸데, 자기네가 2년씩이나 수사해서 불기소로 종결지은 사건을 다시 하려고 하겠습니까?\n\n택수\n법원에서 확정판결 받은 사건 재심도 하는데, 검찰에서 불기소한 사건 재수사라고 못하겠습니까.\n\n서장\n새로운 증거가 나왔으니까 재심도 하는 거죠. 이 사건은 재수사해서 뭐가 나온다는 보장도 없잖아요?\n\n택수\n그건 해봐야 알게 되는 거겠지요. 유력한 피의자도 있는데 이런 사건을 보고도 방치하면, 직무유기 아닙니까?\n정색하며 서장을 보는 택수.\n\n서장\n(한숨을 쉬곤) 재수사 여부야 과장님이 판단하실 문제지만, 이 사건은 검찰하고도 엮인 건데... 미리 보고라도 했어야죠.\n\n대답 없이 시선을 피하는 택수.\n\n서장\n민원인들은 왜 굳이 만나서 일을 키웁니까?\n\n택수\n...민원인이 아니라, 살인사건 피해자 유가족입니다.\n\n서장,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택수를 본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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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35. 광주지검 원섭 사무실 - 낮**\n\n마주 보고 서서 악수하는 택수와 원섭.\n\n원섭\n강력부 장원섭 검사입니다.\n\n택수\n전택수 과장입니다.\n\n원섭의 안내로 자리에 앉는 택수.\n원섭\n나주서에서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을 재수사한다고 하던데, 성과가 좀 있습니까?\n\n택수\n원점에서 다시 검토 중입니다.\n\n원섭\n증거가 없으면 저희도 공소 유지가 어렵습니다. 지난번에 불기소처분한 이유도 증거가 불충분했기 때문이고요.\n\n퉁명스럽게 말하는 원섭을 달갑지 않게 보는 택수.\n\n택수\n우리 경찰도 수사가 부실했습니다만, 송치 후 2년간 사건을 갖고 있다가 불기소 처분한 검찰 결정도 많이 아쉬웠습니다. 보완할 사항이 있으면, 저희 쪽에 다시 보강수사를 요청해야 했었는데 그런 절차도 없이 시간만 보낸 거 아닙니까?\n\n순간, 싸해지는 분위기. 원섭과 택수가 서로 시선을 교환한다.\n\n원섭\n(쓴웃음을 지으며) 서로 놓친 부분이 있었던 건 저도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사이) 근데, 자신 있습니까?\n\n택수\n누구 하나가 책임지고 수사 안 하면, 이런 사건은 절대 해결 못 합니다. 증거는 저희가 책임지고 찾겠습니다. 공소 유지만 꼭 부탁드립니다.\n\n자신 있게 말하는 택수를 보는 원섭.\n원섭\n사건만 해결된다면야 저도 좋지만, 이런 사건일수록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자꾸 언론에 오르내리면 서로 좋을 것도 없을 테고요.\n\n택수\n(의중을 파악하곤) 유가족이 면담 와서 몇 마디 해준 건데, 그걸 방송에 내보낼 줄은 몰랐습니다. 앞으로 이 사건 관련해서 언론에 나서는 일은 일절 없을 겁니다. 저희는 수사에만 전념하겠습니다.\n\n흔들림 없는 택수의 눈을 바라보는 원섭.\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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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36. 광주교도소 앞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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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36. 광주교도소 앞 - 낮**\n\n정문을 통과하는 스타렉스. 뒷좌석에 앉아 교도소를 올려다보는 택수의 얼굴이 보인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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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37. 광주교도소 조사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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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37. 광주교도소 조사실 - 낮**\n\n날렵한 몸매에 날카로운 눈매의 수의 차림의 지국현이 조사실로 들어온다. 말없이 자리에 앉는 지국현.\n마주 보고 있는 의용, 상혁. 그 뒤로 떨어져 앉아있는 택수와 교도관이 보인다.\n\n상혁\n지국현 씨, 2001년 2월 4일에 나주 드들강에서 김선영 양을 강간하고 살해한 사실이 있죠?\n\n지국현\n(차분한 목소리로) 그 여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드들강에 가본 기억도 없습니다.\n상혁\n피해자 체내에서 지국현 씨 DNA가 나왔다는 건, 당연히 사건 당일에 두 사람이 만났다는 증거 아닙니까?\n\n지국현\n너무 오래전 일이고... 저도 정말 기억이 안 납니다.\n\n지국현을 날카롭게 쳐다보는 의용.\n\n상혁\n지금 무기 사는 건, 2003년 전당포 사장 살인사건 때문이죠?\n\n지국현\n네.\n\n(과거 인서트) 찌이익~, 트렁크 지퍼가 열리자 안에 보이는 현금다발들.\n현금을 확인하는 지국현(20대 중반)을 바라보는 전당포 사장과 재소자A.\n\n재소자A\n확인했응께 너도 금괴 가져온나.\n\n지국현\n(고민하더니) 사장님, 저 좀 따로 볼까요?\n\n재소자A\n(지국현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쏘아보며) 뭔 수작질이야?!\n\n지국현\n(자리에서 일어서며) 거래하기 싫으면 그냥 돌아가든지~\n\n전당포 사장\n(재소자A에게 눈짓하며) 따로 할 얘기가 있나보제. (일어서며) 기다려 봐.\n(CUT TO) 시골집 부엌으로 걸어가는 지국현. 따라 들어온 사장이 음흉하게 웃으며,\n\n전당포 사장\n아 왜~, 저 친구 소개비 때문에 그래?\n\n뒤돌아 서 있던 지국현. 전당포 사장이 다가오자, 부엌에 있던 벽돌을 집어 들어 전당포 사장의 머리를 내려친다. 이내 쓰러진 전당포 사장의 목을 졸라 숨이 멎는 것을 확인하고 벽돌을 쥐고 일어선다.\n\n(CUT TO) 방 안. 재소자A의 목을 조르는 지국현의 억센 손. 재소자A가 저항해 보지만 역부족이다.\n\n(CUT TO) 마당에 피어오르는 연기. 드럼통에 옷가지들을 한 장씩 태우는 지국현. 화염이 일렁이는 지국현의 얼굴에 살기가 가득하다.\n\n지국현\n(한숨을 쉬며) 돈이 웬수죠...\n\n상혁\n피해자 김선영 양도 드들강에서 목이 졸려 살해당한 후 나체로 발견됐습니다. 체내에선 지국현 씨 DNA도 발견됐고요. (사이) 어차피 수사하면 다 밝혀질 텐데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낫지 않습니까?\n\n지국현, 시선을 떨구고 생각에 잠긴다.\n\n상혁이 주머니에서 말보로 레드와 라이터를 꺼내 지국현 쪽으로 쓱 내민다.\n담배를 본 교도관이 제지하려고 일어서자, 택수가 교도관의 팔을 덥석 잡는다.\n고개를 저으며 눈짓을 주는 택수. 교도관이 찜찜한 표정으로 도로 앉는다.\n천천히 고개를 드는 지국현. 담뱃갑을 집어 들곤 냄새를 맡아본다.\n\n지국현\n연초 냄새 맡으니깐 옛날 생각나네요. 저도 못된 짓 참 많이 했었습니다. 근데, 이젠 몸에 안 좋은 건 안 합니다. (담뱃갑을 도로 상혁 쪽으로 밀어놓으며) 제가 피던 담배까지 용케 알고 구해오셨는데, 미안합니다.\n\n택수, 실망한 듯 시선을 거둔다. 상혁이 담배와 라이터를 도로 집어넣는다.\n\n지국현\n(상혁을 보며) 여자가 죽은 게 2월 4일 이랬죠?\n\n상혁\n네.\n\n지국현\n...만났다면, 아마 삼사일 전쯤에 만났을 겁니다.\n\n택수, 지국현에게 다시금 시선이 쏠린다.\n\n의용\n이 자식이 장난하나! 기억 안 난다고 할 때는 언제고, 뭐?!\n\n지국현\n제 DNA가 나왔다고 하니깐 역으로 계산해 본 겁니다. 의사 선생님들 말로는 정액이 여자 거시기 안에서 삼사일은 남아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그 여자를 죽인 건 아니니깐, 만났다면 여자가 죽기 삼사일 전에 만났나보다 싶은 거죠. (사이) 저는 주님께 회개하고 새로 태어났습니다. 전당포 사장님 가족분들께도 매일 사죄기도 드리고 있습니다... 근데, 그 여자는 진짜 제가 죽인 게 아닙니다.\n\n지국현을 쭉 보고 있던 택수가 벌떡 일어나 나가려다 돌아서며,\n\n택수\n진짜 못 들어주겠네. 불기소 받았다고 끝난 줄 알아?!\n\n지국현을 쏘아보고 조사실을 나가는 택수. 나가는 택수를 보는 의용.\n\n지국현\n(미소 지으며)...\n\n의용\n웃어?! (흥분해서) 이 썩을 놈이!!\n\n지국현\n여전하시네요...\n\n상혁에게 제지당하며 씩씩대는 의용을 태연하게 보는 지국현.\n\n의용\n사람 죽여 놓고 혼자서 회개하면 끝이야?!\n\n지국현\n(차분하게) 제가 죽였다는 증거 있습니까?!\n\n의용과 지국현이 서로를 노려본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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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38. 광주 교도소 복도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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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38. 광주 교도소 복도 - 낮**\n\n조사실 문이 열리고 지국현이 교도관과 함께 복도로 나온다.\n\n지국현\n(복도를 걸으며) 오늘 저녁 메뉴는 뭡니까?\n\n교도관\n된장찌개일걸요.\n지국현\n(아무렇지 않게) 네... 어제 국은 좀 짜더군요.\n\n(CUT TO) 독방 문이 열리고 지국현 들어온다.\n감정 없는 얼굴. 벽에는 성경 구절 쪽지들이 붙어있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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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39. 나주서 수사과장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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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39. 나주서 수사과장실 - 낮**\n\n소파 상석에 앉아있는 택수. 주철, 의용, 상혁이 둘러앉아 생각에 잠겨있다.\n\n의용\n(화가 나서) 삼사일 전에 만났다고? 나참 기가 막혀서.\n\n택수\n(의용을 쳐다보다가) 피해자의 삼일 간 행적을 검증해 보자고.\n\n주철\n(조심스레) 행적수사를 하자는 말씀이십니까?\n\n상혁\n두 사람이 삼사일 사이에 만난 적이 없단 게 확인되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사건 당일에 만나서 강간하고 살해한 거겠네요.\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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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40. 카센터 사무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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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40. 카센터 사무실 - 낮**\n\n유리 창틀 너머로 정비시설이 보이는 사무실 안.\n한숨을 쉬는 김씨(남, 30대 초반)의 얼굴에 피로감이 묻어난다.\n\n김씨\n도대체 몇 번이나 더 말해야 합니까? 머리카락도 뽑아가서 DNA 검사도 했잖아요. 전 아니에요!\n상혁\n안 좋은 기억 떠올리게 해드려서 미안합니다. 힘드시겠지만, 범인을 잡으려면 꼭 필요한 절찹니다.\n\n김씨\n(다소 누그러진 태도로) 사고 나기 이틀 전에 만났어요. 점심에 만나서 그냥 밥만 먹고 헤어졌어요. 선영이가 식당 일 도와줘야 한다고 금방 들어갔어요. 그게 다예요.\n\n의용\n그럼 선영 양이 다른 남자를 만난다거나, 연락하는 사람이 있는 거 같다는 짐작이 든 일은 없었을까요?\n\n기분 나쁘다는 듯 의용을 쏘아보는 김씨.\n\n김씨\n남자가 있었다면 저한테 말했을걸요? 사실 선영이가 절 더 좋아했어요. 먼저 사귀자고 한 것도 선영이고... 제가 한창 게임에 빠져있을 때라 자주 만나진 못했는데, 선영인 진짜 그런 앤 아니에요.\n\n담배를 물고 밖으로 나가는 김씨.\n의용, 상혁이 착잡한 표정으로 김씨의 뒷모습을 바라본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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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41. 놀이터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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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41. 놀이터 - 낮**\n\n아이들 서너 명이 놀고 있는 동네 놀이터. 놀이터가 한눈에 보이는 벤치에 앉아있는 이수정(여, 30대 초반). 그 앞엔 의용과 상혁이 수첩을 들고 앉아있다.\n\n상혁\n사건 전날에 선영 씨하고 만나셨다는 거죠?\n\n이수정\n네. 방학 마지막 날이라고 모인 거거든요. 시내서 밥 먹고, 노래방 갔다가 광주랜드에 갔었어요. 저녁엔 식당 일 도와준다고 선영인 먼저 들어갔고요. 그때 제 폰으로 어머니한테 전화도 했어요. 전날에 걔가 핸드폰을 잃어버렸거든요...\n\n상혁\n(메모하며) 아, 네...\n\n의용\n노래방이나 놀이공원에서 특별한 일은 없었을까요? 누굴 만난다고 했다거나...\n\n이수정\n(고개를 저으며) 딱히 없었어요. (문득 생각난 듯) 타가디스코라고 그건 한 세 번 탔었던 거 같아요. 원반처럼 생겨서 이렇게 돌면서 흔들리는 거 있잖아요.\n\n상혁\n네, 뭔지 압니다.\n\n이수정\n사실, 선영이가 그거 타고 싶다고 해서 갔던 거거든요.\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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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42. 선영네 집, 아파트 복도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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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42. 선영네 집, 아파트 복도 - 낮**\n\n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의용과 상혁이 내린다. 복도식 아파트의 긴 복도를 걸으며 호수를 확인하는 두 사람. 집을 찾은 의용이 벨을 누르려고 하자,\n\n상혁\n(벨을 손으로 막으며) 방송 얘기는 꺼내지 마시죠?\n\n의용\n(벨을 가린 상혁의 손을 그대로 누르며) 그러려고 했습니다.\n상혁이 뻥진 표정으로 의용을 본다. 인기척이 없자, 다시 벨을 누르는 의용.\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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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43. 선영네 집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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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43. 선영네 집 - 낮**\n\n커피잔에서 뜨거운 김이 올라오고, 의용, 상혁이 민정과 마주 보고 앉아있다.\n노트북을 펼쳐놓고 앉아있는 상혁.\n집 안을 슬쩍 살펴보던 의용의 시선에 드들강 사건 재수사를 촉구하는 글이 적힌 시위용 피켓과 플래카드들이 눈에 들어온다.\n\n의용\n어머님은 어디 나가셨나 보네요.\n\n민정\n저도 곧 나가봐야 해서요. 뭐부터 말씀드리면 되죠?\n\n의용\n아, 네... 사건 사흘 전부터 선영 양이 뭘 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뭐든 기억나는 대로 말씀 부탁드립니다.\n\n민정\n(생각에 잠기더니) 방학이라 저녁마다 언니랑 엄마 식당 일 도와드렸었어요. 보통은 11시 넘어서 마감하고 엄마랑 같이 들어왔는데, 그날은 겨울방학 마지막 날이라, 평소보다 일찍 집에 왔었어요.\n\n상혁\n(노트북에 타이핑 하며) 그게 몇 시쯤이었나요?\n\n민정\n한 9시? 그 정도일 거예요.\n\n상혁\n집에 와서는 뭘 하셨나요?\n\n민정\n전 피곤해서 일찍 잤어요. 언니랑 같은 방을 썼는데... 언니는 늦게까지 채팅하는 거 같더라고요...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깐 잠이 깼는데, 잠바 입고 나가는 거 같았어요.\n\n(CUT TO) 민정의 말을 진지하게 듣는 의용과 상혁.\n\n의용\n나가기 전에 통화하는 소리 같은 건 못 들었나요?\n\n민정\n언니가 폰을 잃어버려서 따로 전화는 못 했을 거예요.\n\n상혁\n사건 전날 밤에 채팅 사이트에 접속했다는 기록은 있던데, 누구랑 채팅했는지에 대한 자료가 없더군요.\n\n상혁\n밤에 혼자 나가는 게 이상하지 않으셨어요?\n\n민정\n평소에도 밤에 오락실 가서 한두 시간씩 있다 오고 해서, 또 오락실 가나 했죠... 근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없길래, 엄마한테 말했죠. 언니 안 보인다고.\n\n잠시 침묵, 한숨을 쉬는 민정.\n\n상혁\n저, 언니가 남긴 물건들 좀 볼 수 있을까요?\n\n민정, 방에 들어가 상자를 하나 가지고 온다.\n민정\n언니 유품이에요.\n\n의용이 상자를 열자, 노트 몇 권과 다이어리, 사진, 편지 등 잡동사니들이 보인다. 사진을 꺼내 한 장씩 넘겨보던 의용이 폴라로이드 사진을 보곤, 눈빛이 잠깐 흔들린다. 선영과 선영부가 얼싸안고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다.\n\n민정\n아빠랑 언니랑 각별했어요... 경찰에서 수사 접는다니깐, 일도 안 나가시고 매일 술만 드셨어요. 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재수사 소식 듣고 제일 기뻐하셨을 텐데.\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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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44. 유치원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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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44. 유치원 - 낮\n\n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다 문득 생각에 잠기는 이미경.\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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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45. 나주서 옥상 - 해질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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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45. 나주서 옥상 - 해질녘\n\n옥상 아래로 펼쳐진 푸른 논을 내려다보는 의용. 옆에 서 있는 주철.\n\n주철\n집 근처 파출소로 전근 가기 쉬운 줄 알아? 잔말 말고 가. 과장님 오시기 전부터 신청해 놓은 거 아냐...\n\n의용\n(씁쓸하게) 15년 강력반 생활 마무리하는 사건인데 영~ 찝찝하네요...\n\n의용이 난간에 몸을 기댄다. 주철, 그런 의용을 짠하게 보며,\n\n주철\n예지 대학 갈 때까진 잘 돌보겠다고 제수씨랑 약속했다며~ 좋은 여자 만나서 장가갈 생각도 좀 하고! 예지 학교 다닐 때 밥이라도 제대로 먹여야 할 거 아니냐.\n\n의용\n여자가 어디 밥해주러 시집오나요?\n\n주철\n누가 밥을 하고 빨래를 하든, 하나 보단 둘이 나을 거 아냐~ (사이) 근데 이 자식이 요새 은근히 틱틱 대네?!\n\n의용\n아니, 형님도 참...\n\n주철, 의용의 뒷모습 너머로 보이는 푸른 논 위로 바람이 스친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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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46. 나주서 수사과장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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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46. 나주서 수사과장실 - 낮\n\n'똑똑' 노크 소리가 들리고,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의용. 결재서류를 보고 있던 택수가 뒤늦게 의용을 쳐다본다.\n\n의용\n(눈이 마주치자) 과장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n\n의용을 보는 택수. 의용의 진지한 표정을 보곤,\n\n택수\n어, 앉지.\n\n택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에 가 앉는다. 택수 앞에 앉는 의용.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이는 의용의 얼굴을 본 택수. 먼저 입을 떼며,\n\n택수\n파출소 발령 났다는 얘기 들었어. 자네 사정 뻔히 아는데 붙잡아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간 애썼어. 상혁이한테 인수인계 잘해주고.\n\n의용이 갑자기 뜻 모를 미소를 짓는다.\n\n택수\n(의아해하며) 왜 또 그렇게 웃어? 실없게.\n\n의용\n(표정 관리를 하며) 죄송합니다. 실은 제가... 전근 안 가겠다는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자꾸 보내려고 하셔서요.\n\n택수\n그럼 진즉에 말을 해야지! 여태껏 듣고만 있었어?!\n\n벌떡 일어나 의용에게 헤드록을 거는 택수. 호통을 치면서도 환하게 웃는다. 의용의 머리카락을 장난스레 흐트러뜨리곤 헤드록을 풀어주는 택수. 의용이 탈모가 걱정되는 듯, 머리를 매만진다.\n\n택수\n(의용을 보며) 고마워...\n\n의용\n(머리를 매만지며) 아닙니다. 선영이 유품들 보니까 그때 왜 더 사건에 매달리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이) 저 도망가 버리면 어떡하시려고 했습니까?\n\n택수\n어떡하긴! 내가 서 형사 몫까지 해야지...\n\n의용\n뛰어다니려면 고단하실 텐데, 괜찮겠습니까?\n\n택수\n(가소롭다는 듯) 나도 왕년엔 다 했던 일인데 뭐... 우리 일 별거 있어? 사건 해결하고, 소주 한 잔 딱~ 하고, '수고했다' 한마디 들으면 그만이지...\n\n의용을 쳐다보며 환하게 웃는 택수.\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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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47. 의용 집 -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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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47. 의용 집 - 아침\n\n거실을 환하게 비추는 아침햇살. 베란다엔 빨래들이 가지런히 널려있다. 가스 불을 끄고, 끓고 있는 된장찌개를 들어 식탁으로 옮기는 의용. 예지(여, 17)가 잠이 덜 깬 얼굴로 하품을 하며 식탁에 앉는다. 식탁엔 된장찌개와 반찬통에 든 밑반찬 몇 개가 전부다.\n\n의용\n(예지의 몰골을 보고는) 빨리 먹고 씻쳐.\n\n예지\n갈 때 주희네 집 들러서 태워 가면 안 돼?\n\n의용\n알았으니깐 밥이나 드세요~\n\n눈곱을 떼며 배시시 웃는 예지. '띠리리~' 벨이 울리자, 의용이 앞치마에 대충 손을 닦고 스마트폰을 집는다.\n\n의용\n아침부터 누구야~ (전화 받으며) 네~\n\n상혁 (통화)\n(다급하게) 형사님, 지금 나오실 수 있어요?\n\n의용\n뭔 일 있어요?\n\n상혁 (통화)\n제보 전화가 와서요. 2001년에 지국현이랑 만났다던 여자요. 같이 가주실 수 있어요?\n\n의용\n(밥 먹는 예지를 보며) 지금요?\n\n잠시 고민하는 의용.\n\n(CUT TO) 의용, 옷을 챙겨 입고 허겁지겁 취재 노트를 들고 일어선다. 거실에서 그 모습을 빤히 보는 예지.\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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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48. 광주 교외 카페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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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48. 광주 교외 카페 - 낮\n\n커피를 내려놓으며 의용 앞자리에 앉는 상혁. 말끔한 정장 차림이다.\n\n의용\n(정장을 보며) 선보러 가요?\n\n상혁\n(정장을 보며) 아~ 친구 결혼식 가다가 바로 온 거라서요. 형사님, 전근 안 가신다는 이야기 들었습니다.\n\n의용\n(상혁을 쓱 보곤) 영 불안해서 못 가겠더라고요.\n\n이내 피식 웃어 보이는 의용. 상혁이 따라 웃는다. 이때, 이미경이 두리번거리며 카페로 들어온다. 상혁이 자리에서 냉큼 일어나 이미경에게 다가가 인사한다. 상혁을 알아보곤 목례를 하는 이미경. 의용도 자리에서 일어난다.\n\n(CUT TO) 커피잔을 두 손으로 쥐고 있는 이미경. 다소 긴장한 듯하다.\n\n이미경\n그렇게 나쁜 사람인 줄 정말 몰랐어요... 방송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n\n상혁\n지국현하고는 어떻게 사귀게 된 건가요?\n\n이미경\n중학교 삼학년 여름방학 지나서니까... 2000년 가을쯤일 거예요. 동네 오락실에 있는데, 남자애들이 형님, 형님. 하면서 쩔쩔매더라고요. 그때 처음 봤어요.\n\n상혁\n(수첩에 메모하며) 혹시, 태양 오락실인가요?\n\n이미경\n네 맞아요. 핸드폰을 잃어버렸었는데 그걸 찾아준 게 그 사람이에요. (머뭇거리다) 차가 있다고 집에 데려다준다고 했어요. 근데, 가는 길에 갑자기 드라이브 시켜주겠다고 하더라고요.\n\n상혁\n드라이브요? 어디로요?\n\n이미경\n드들강요.\n\n의용과 상혁이 서로 눈빛을 교환한다.\n\n의용\n드들강이라고 하셨죠?\n\n이미경\n네. 방송에 나온 거 보니깐 비슷한 거 같더라고요.\n\n의용\n거기... 같이 가주실 수 있나요?\n\n이미경\n(멈칫하며)...\n\n상혁\n지국현은 드들강에 가본 적 없다고 했거든요. 드들강에 갔었다는 사실만 입증돼도 수사에 큰 도움이 됩니다.\n\n옅은 한숨을 내쉬며 뜸을 들이는 이미경. 이내 결심한 듯, 의용과 상혁을 본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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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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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49. 나주서 강력반 사무실 -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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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49. 나주서 강력반 사무실 - 밤\n\n땀을 닦으며 안으로 들어오는 상혁. 책상 위에 놓인 택배 상자를 발견하곤, 보낸 이에 '전남대 법의학교실 김민호 박사'라고 쓰여 있는 걸 보고 얼굴이 환해진다.\n\n(CUT TO) 노트북 화면에 수십 장의 선명한 부검 사진들이 떠 있다. 사진들을 천천히 살펴보는 상혁. 그 뒤로 의용이 팔베개하고 의자에 앉아있다.\n\n의용\n(생각에 잠겨) 피해자가 왜 한밤중에 나갔는지 알 것 같네...\n\n사진을 보던 상혁이 의용을 쳐다보며,\n\n상혁\n왜요?\n\n의용\n(상혁을 보며) 비싼 핸드폰을 잃어버렸는데, 찾았다는 얘기 들으면 어땠겠어요? 당장 나가지 않겠어요?\n\n상혁\n지국현이 피해자랑 채팅으로 대화하다가, 핸드폰을 찾았다며 오락실로 유인해냈다? (잠시 생각해보더니) 그럴 가능성도 있겠네요. 근데, 지국현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그걸 입증하는 건 어렵지 않을까요?\n\n다시금 생각에 잠기는 의용. 상혁이 다시 부검 사진으로 시선을 돌린다. 부검 사진을 보던 중, 고개를 갸웃하는 상혁.\n\n상혁\n서 형사님, 피해자 몸에 출혈이 날 만한 상처가 있었나요?\n\n의용\n(대수롭지 않게) 출혈? 그런 건 못 들었는데. 왜요?\n\n상혁이 노트북을 밀어주며 의용에게 부검 사진을 보여준다. 엉덩이 꼬리뼈 부분에 약간의 피가 고여 있는 사진이다.\n\n상혁\n여기 보세요. 성폭행 과정에서 출혈이 있었던 거 같긴 한데, 이만큼 피가 날 상처가 있었다는 기록은 없었던 거 같아서요.\n\n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의용. 이내 뭔가 짚이는 게 있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구석에 놓인 유품 상자를 뒤적인다. 다이어리를 꺼내 훑어보는 의용. 그런 의용을 의아하게 보는 상혁. 의용, 뭔가를 발견한 듯, 한 곳에 시선이 꽂힌다.\n\n의용\n여기!! (다이어리를 상혁에게 내밀며) 11월 30일에 '매직~'이라고 쓰여 있는데, '매직'... 이게 생리 주기 아니겠어요? (페이지를 넘기며) 12월 30일, 그러면...\n\n다이어리를 뺏어 유심히 보는 상혁. 이내 눈빛을 번뜩인다.\n\n택수 (O.S.)\n사건 전날에 놀이기구 탔다고 하지 않았어?\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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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50. 나주서 수사과장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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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50. 나주서 수사과장실 - 낮\n\n노트북 주위로 빙 둘러 앉아있는 택수, 주철, 의용, 상혁. 모니터엔 '엉덩이 꼬리뼈 부분에 약간의 피가 고여 있는 사진'이 떠 있다.\n\n의용\n그랬죠. 다타디스콘가... 타다디스콘가... 하여튼, 지국현이 말대로 삼사일 전에 만나서 성관계를 했다면, 그놈 정액이 남아있겠습니까?!\n\n택수가 의용의 추론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n\n의용\n피해자가 당시 생리 중이었고, 전날에도 과격한 놀이기구까지 탔다는데...\n\n택수\n그렇지!\n\n상혁\n(끼어들며) 사건 전날, 놀이기구 타기 전에 친구한테 생리대를 빌렸었다는 증언도 확보했습니다.\n\n의용\n피해자 사망 당일에 성관계가 있었던 게 확실합니다!\n\n일동, 본능적으로 실마리를 찾았음을 느낀다.\n\n택수\n(다소 흥분한 목소리로) 이제야 송치할 만한 성과가 좀 나오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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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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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51. 나주서 복도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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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51. 나주서 복도 - 낮\n\n계단을 내려오던 택수가 복도를 지나가는 서장과 기자를 발견하곤 멈칫한다. 서장과 안 마주치려는 듯, 반대쪽으로 걸음을 재촉하는 택수. 기자가 강력반 사무실 쪽으로 걸어가는 택수를 발견하곤 불러 세운다.\n\n기자\n수사과장님! (서장에게) 저기 계시네요.\n\n서장\n(택수를 향해) 과장님, 말씀 좀 합시다.\n\n그제야 고개를 돌리는 택수. 서장과 기자가 택수 쪽으로 다가와 서며,\n\n서장\n아니, 좋은 일 해놓고 왜 인터뷰를 안 한다는 겁니까?\n\n택수\n사건 해결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인터뷰를 합니까?\n\n못마땅하다는 듯 인상을 쓰는 서장. 옆에 있던 기자가 끼어들며,\n\n기자\n어떻게 송치하게 됐는지, 수사 과정만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n\n택수\n(기자를 보며) 나중에 해드린다니깐. 참 성격 급하시네...\n\n택수의 추궁하는 눈빛에도 기죽지 않고 능글맞게 웃어 보이는 기자.\n\n서장\n나중엔 인터뷰하러 오지도 않습니다. 다 때가 있는 건데... 그게 뭐가 어려운 거라고 고집을 피웁니까?\n\n택수\n사건 해결되거든 그때 하겠습니다. 제가 급한 용무가 있어서...\n\n서장에게 목례를 하곤 강력반 사무실로 쌩하니 들어가는 택수. 서장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헛웃음을 짓는다.\n\n서장\n성격하고는!\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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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52. 원룸 -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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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52. 원룸 - 밤\n\n이미경의 거실. 주방에서 커피를 내리는 젊은 남자(이미경의 약혼남)가 TV 화면을 보는 이미경에게,\n\n약혼남\n미경아. 엄마가 빨리 결혼날짜 잡으라고 난리셔. 응?\n\nTV 화면, 드들강의 풍경이 보인다. 화면에 빠져드는 이미경.\n\n이미경\n(건성으로 들으며) 어, 응? 뭐가 그리 급하다구...\n\n아나운서 (O.S.)\n14년 전 전남 나주에서 발생한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재수사 끝에 또다시 검찰로 송치됐습니다. DNA가 일치하는 유력한 피의자에게 한 차례 불기소 처분을 내렸던 검찰이 이번에는 경찰의 의견대로 피의자를 기소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n\n주방에서 나와 TV를 보는 약혼남(남, 30대 초반)을 보는 이미경.\n\n아나운서 (O.S.)\n14년간 장기 미제로 남았던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의 진실이 이번에는 밝혀질지,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습니다.\n\n이미경, 약혼남을 바라보며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n\n이미경\n형욱 씨, 밥 다 먹었으면 집에 가.\n\n약혼남\n미경아, 우리 하던 얘기 마저 해야지 않아?\n\n이미경\n...\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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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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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53. 광주지검 조사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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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53. 광주지검 조사실 - 낮\n\n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앉아있는 원섭과 지국현.\n\n원섭\n많이 억울하죠?\n\n지국현\n(뜻밖이라는 듯) 검사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깐 황송하네요.\n\n원섭\n억울한 사람들 돕는 게 제 일이니까요. 지국현 씨가 잘 협조해 줘야 저도 지국현 씨 도와줄 수 있습니다. 혹시 지국현 씨에게 유리한 증거가 있으면 제출하세요.\n\n지국현\n그런 게 있었으면 여기에 또 불러오지도 않았겠죠.\n\n원섭이 재킷 안주머니에서 작은 종이봉투를 꺼낸다. 봉투를 열면 구운 은행이 들어있다. 원섭, 봉투를 테이블 가운데로 밀어놓으며,\n\n원섭\n먹으면서 하죠. 은행 같은 건 안에서 보기 힘들죠?\n\n지국현이 은행알을 하나 집어 먹는다. 은행 한 알을 집어 먹는 원섭. 편안해진 분위기 속에서 지국현이,\n\n지국현\n맥주 안주로 딱인데, 이것만 먹으니깐 아쉽네요?\n\n원섭\n(씩 웃으며) 사회에서 여자들 많이 만났다면서요?\n\n지국현\n솔직히, 여자가 없던 적은 없었습니다.\n\n원섭\n여자들은 주로 어떻게 만났어요?\n\n지국현\n뭐, 소개로도 만나고, 길 가다 괜찮은 여자 있으면 말 걸고 그랬죠. 성공률로 따지면 제가 이종범보다 타율이 높을 겁니다.\n\n원섭\n채팅으로 만나서 원나잇 같은 것도 하고요?\n\n지국현\n(쓱 표정이 바뀌며) 몇 번 하긴 했지만, 제 스타일은 아닙니다. 제가 이래 봬도 순정팝니다. 서로 여러 번 보고 호감이 있어야 만나는 거지...\n\n원섭\n경찰 조사에서 사건 삼사일 전에 피해자와 만났다고 했었죠?\n\n지국현\n만났을지도 모른다고 한 겁니다. 제 디엔에이가 나왔다고 하니까... (웃으며) 검사님은 여자 많이 안 만나보셔서 모르시겠지만, 다 기억 못 합니다.\n\n원섭\n그럼, 사건 당일에 만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겠네요?\n\n지국현\n그렇게 따지면, 저랑 만나고 나서 다른 사람을 또 만났을 가능성도 있겠죠. 죽인 놈이 따로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n\n지국현, 은행을 집어 입에 넣는다.\n\n원섭\n은행이 몸에 좋다고 하지만, 많이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된다네요. (정색하며) 한두 번 거짓말로 운 좋게 피해갈 순 있어도, 그게 반복되면 결국 들통나는 법입니다.\n\n지국현, 은행을 씹으며 원섭을 본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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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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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54. 광주지검 원섭 사무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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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54. 광주지검 원섭 사무실 - 낮\n\n기록들이 가득 쌓여 있는 책상 위. 엄지 골무를 끼고 기록을 넘겨보던 원섭. 기록의 중요한 부분에 연필로 동그라미를 치곤, 포스트잇을 떼어내 서류 귀퉁이에 표시해 둔다. 이때, 노크 소리가 들리고, 수사관이 들어온다. 여전히 기록에서 눈을 떼지 않는 원섭.\n\n수사관\n검사님, 나주서 수사과장님이 찾아오셨는데요.\n\n원섭, 그제야 기록을 넘기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수사관을 본다.\n\n(CUT TO) 소파에 마주 보고 앉아있는 원섭과 택수.\n\n택수\n사건 송치해 놓고 따로 찾아뵙지 못해서 찾아왔습니다.\n\n원섭\n(웃으며) 대개들 사건 송치하고 나면 찾아오시진 않죠.\n\n택수\n(조심스럽게) 어떻습니까? 기소할 수 있겠습니까?\n\n첫 만남에서의 자신감 넘치던 태도와 달리 신중해 보이는 택수.\n\n원섭\n생리혈 가설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침묵 후) 근데, 과장님은 왜 재수사 한 겁니까?\n\n택수\n...원래 새로 부임하면 미제사건들부터 검토합니다.\n\n원섭\n왜 하필 우리 검찰에서 불기소한 사건을...\n\n택수\n(생각에 잠기며) 선영 양이 살아있으면 올해 서른두 살이 됐을 겁니다... 죽은 사람을 다시 살려낼 순 없어도, 진실은 밝혀줘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n\n택수, 재킷 안주머니에서 편지를 꺼내 원섭 앞에 내려놓는다.\n\n택수\n광주교도소 재소자가 보낸 제보 편집니다. 지국현이 범인이라고 주장하는데, 신빙성 있어 보입니다.\n\n원섭, 편지를 꺼내 읽어보더니, 씩 웃는다.\n\n원섭\n저희도 똑같은 편지 받았습니다. 안 그래도 지국현 주변인 조사차 재소자들을 전수조사해 볼 생각이었는데... 검경이 같이 수사하면 어떻겠습니까?\n\n택수\n(반색하며) 적극 협조하겠습니다.\n\n택수가 먼저 손을 내밀자,\n\n원섭\n(손을 내밀며) 열심히 수사해서 송치해 주셨는데 또 불기소처분하면 직무유기겠죠?\n\n택수와 원섭이 서로를 바라본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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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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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55. 광주교도소 전수조사 몽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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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55. 광주교도소 전수조사 몽타주\n\n교도관의 안내에 따라 긴 복도를 걸어가던 의용, 상혁, 수사관.\n\n(CUT TO) 조사실. 넓은 공간에 책상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험상궂게 생긴 재소자1(조폭)이 수사관을 빤히 쳐다본다.\n\n수사관\n(서류를 보며) 박철남 씨 맞으시죠?\n\n(CUT TO) 교도소 면담실. 좁은 방 안에 의용이 재소자2(백발의 노인)와 마주 보고 앉아있다.\n\n의용\n(넉살 좋게 미소 지으며) 질문 몇 개 드릴 텐데,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n\n(CUT TO) 교도소 보건실. 의사 책상에 상혁이 앉아있다.\n\n상혁\n(사무적으로) 재소자 중에 지국현 씨 아시죠?\n\n(CUT TO) 조사실. 조사받는 재소자들의 대답이 연달아 이어진다.\n\n재소자3(중년남)\n지국현이는 양반이지... 자격증 딴다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걔가 그 머리로 공부했으면 여그 학교가 아니라 서울대학교는 갔을 거예요. 하여간 비상해요. 머리가.\n\n(CUT TO) 보건실.\n\n재소자4(소심남)\n착해요. 싹싹하고... 손재주도 좋고...\n\n(CUT TO) 면담실.\n\n재소자5(떡대남)\n'나도 가정을 가지고 살아야 할 것 아니냐. 아기라도 가지고 살아야 할 것 아니냐'라고 자주 말하고 다니드만... 아무래도 모범수니께 가석방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하긴, 매달 꼬박꼬박 면회 오는 여자도 있으니깐...\n\n의용\n(솔깃해서) 면회 오는 여자가 있다고요?\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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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56. 양지다방 앞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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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56. 양지다방 앞 - 낮\n\n한적한 거리. 다방 간판이 보인다. 스쿠터 한 대가 다방 입구에 멈춰 서면, 신경희가 스쿠터에서 내려 보자기에 담긴 커피 세트를 챙겨 입구 쪽으로 걸어간다. 이때, 신경희 앞을 가로막는 의용과 상혁. 신경희가 깜짝 놀란다.\n\n의용\n신경희 씨 되시죠? (신분증을 보여주며) 전화 드렸던 사람입니다. 잠시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n\n당황한 기색의 신경희, 의용을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간다.\n\n의용\n(다시 막아서며) 몇 가지만 여쭤보려고 합니다.\n\n신경희\n교도소에 있는 남자랑 만난다고 저까지 범죄자 취급하는 거예요?\n\n의용\n그게 아니라... 통 전화를 안 받으시니까 직접 찾아온 겁니다.\n\n의용을 빤히 보는 신경희. 상혁이 의용 앞을 가로막으며,\n\n상혁\n(웃는 얼굴로) 시간 많이 안 뺏겠습니다. 잠시 시간 좀 내주세요. 부탁드립니다.\n\n상혁을 빤히 보던 신경희, 갑자기 서러운 생각에 눈물이 핑 도는지,\n\n신경희\n우리 국현 씨, 십오 년 동안 무기수로 살고 있잖아요. 불쌍하지도 않아요? 국현 씨랑 저...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 아니거든요?\n\n상혁을 밀치고 자리를 벗어나는 신경희. 신경희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는 의용과 상혁.\n\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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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57. 광주지검 조사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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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57. 광주지검 조사실 - 낮\n\n좁은 방안. 고원효(남, 40대 중반)와 원섭이 마주 보고 앉아있다. 수의 차림의 고원효가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을 음미하듯 마시고는,\n\n고원효\n(너스레를 떨며) 제가 이래 봬도 안에서는 선생님 소리 듣습니다. 법률 지식 쪼매 아는 거 갖고 이야기해 주다 보니깐 그게 소문이 나버려서. 지국현이도 그렇게 알게 됐습니다. 어느 날 찾아와서는, '조사를 받게 생겼는데 형님이 검사라면 뭘 물어보겠습니까?'라고 하대요?\n\n원섭\n(미심쩍다는 듯) 그래서 뭐라고 했죠?\n\n고원효\n'드들강에 가본 적이 있냐?' '그 여자를 어떻게 알게 됐냐?' 이런 걸 물었죠. 검사님이라도 이런 거 묻지 않겠습니까?\n\n잘난 척하며 씩 웃어 보이는 고원효.\n\n원섭\n그래서, 피의자가 범행을 인정했다는 겁니까?\n\n고원효\n뭐 직접적으로다가 했다, 안 했다, 말한 건 아니고요...\n\n원섭\n근데 왜 지국현 씨가 범인이라고 확신하시죠?\n\n고원효\n(뜸을 들이다) 다른 놈들은 대개 '내가 하지 않아서 억울해 죽겠다'고 하는데, 이놈은, '빠져나갈 방법이 없느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아, 요놈이 한 짓이 맞구나, 생각한 거죠.\n\n자리를 고쳐 앉는 원섭을 보며 씩 웃어 보이는 고원효.\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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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58. 검경 합동수사 몽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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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58. 검경 합동수사 몽타주\n\n- 광주 지국현 본가 - 낮 -\n\n수사관 한 명이 소리를 지르며 거세게 항의하는 유경자(지국현의 모, 60대 후반)를 제지하고 있는 가운데, 수사관들이 침대, 옷장, 잡동사니 상자 등 좁은 방 안 구석구석을 뒤지고 있다. 증거물 상자에 담기는 편지, 노트, 사진들.\n\n- 광주교도소 지국현 독방 - 낮 -\n\n복도에 서서 압수수색 과정을 지켜보는 지국현. 당황한 기색 없이 태연하다. 독방 안, 원섭이 수납장에 꽂힌 제과제빵, 자동차 정비, 목공기능사 자격증 서적들 사이로 사진첩을 발견한다. 사진첩을 펼쳐서 천천히 넘겨보는 원섭. 20대 시절의 지국현이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다. 슬쩍 지국현을 바라보는 원섭. 지국현, 무표정한 얼굴로 원섭과 눈을 맞춘다.\n\n- 광주지검 원섭 사무실 - 밤 -\n\n압수한 지국현의 물품들이 한가득 쌓여 있다. 원섭, 의용, 상혁, 수사관이 압수품을 하나씩 검토하고 있다. 어느새 화이트보드에 빼곡하게 적혀있는 수사 기록들... 피해자의 3일간의 행적, 참고인들의 진술과 피해자 몸에 남아있던 방어흔 사진들이 보인다. 찬천히 기록을 훑어보는 원섭.\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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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59. 광주지검 차장검사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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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59. 광주지검 차장검사실 - 낮\n\n차장검사 책상 앞에 서 있는 원섭,\n\n원섭\n(흥분해서) 증인도 있습니다! 피의자한테 직접 듣지 않고서는 꾸며낼 수 없는 이야깁니다.\n\n차장검사\n(결재서류에 사인하며) 사기 전과 있는 재소자 말만 믿고 기소하자고? 살해를 입증할 증거가 빠졌잖아~\n\n원섭\n강간살인 사건에서 목격자나 자백이 없는 이상 이 정도면 기소 요건은 충분하지 않습니까?\n\n차장검사\n(원섭을 보며) 직접 증거가 없는데 어쩌겠어!?\n\n원섭\n차장님!\n\n차장검사\n(다시 서류를 보며) 위에서 내려온 지시사항이야. 마무리해.\n\n당황하는 원섭.\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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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60. 칵테일바 -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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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60. 칵테일바 - 밤\n\n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실내. 바텐더 맞은편에 나란히 앉아있는 택수와 원섭.\n\n택수\n(놀라며) 무슨 말씀이십니까?!\n\n원섭\n살해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 없이는 기소할 수 없습니다.\n\n택수\n이런 사건 안 하면 직무유기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n\n원섭\n저도 마음이 안 좋긴 마찬가집니다.\n\n택수\n그러니깐 수사를 계속해야죠!\n\n원섭\n증거가 부족한 상태로 기소했다가 법원에서 무죄판결 받으면 법적인 면죄부를 주는 게 됩니다. 차라리 무혐의 처분해서 후에 보강수사의 여지를 남기자는 게 우리 검찰의 입장입니다.\n\n택수\n.....\n\n스트레이트잔 속에 남은 양주를 한 번에 들이키는 원섭. 택수 역시 잔에 담긴 술을 단번에 비운다. 원섭이 칵테일을 만들고 있던 바텐더에게 손짓하자, 바텐더가 양주병을 들고 와 빈 잔을 채워준다.\n\n원섭\n이것만 마시고 일어나시죠.\n\n택수\n또 미루자고요?!\n\n원섭\n(쓴웃음을 지으며) 명백한 증거가 없으면 처벌 못 합니다. 법이 그렇습니다.\n\n택수\n검사님, 목격자나 자백이 없는 이상, 이 정도면 기소하기에 충분하지 않습니까?\n\n원섭, 자신이 차장검사에게 했던 말을 택수로부터 듣게 되자, 상념에 잠긴다. 물끄러미 택수를 보는 원섭... 딱히 할 말을 찾지 못하고 머뭇거린다.\n\n택수\n...검찰시민위원회는 어떻습니까?\n\n원섭\n....?!\n\n택수\n시민위에서 결정하면, 검찰에서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n\n택수가 절실한 표정으로 원섭을 바라본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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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61. 광주지검 차장검사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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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61. 광주지검 차장검사실 - 낮\n\n상기된 표정의 차장검사.\n\n차장검사\n(단호하게) 안 돼. 하지 말라니깐!\n\n차장검사와 마주 보고 앉아있는 원섭 역시 격앙된 표정이다.\n\n원섭\n이번에도 또 시간만 끌다가 불기소할 순 없지 않습니까! 원칙대로 하겠습니다.\n\n차장검사\n법원에 던지는 게 네 원칙이야?!\n\n원섭\n할 수 있는 데까진 해봐야죠! 우리 검찰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 아닙니까?\n\n차장검사\n(큰소리로) 네 맘대로 할 거면 옷 벗고 개업하든가!\n\n원섭, 말이 없다. 차장검사,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간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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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62. 광주지검 엘리베이터 안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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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62. 광주지검 엘리베이터 안 - 낮\n\n차장검사가 시간을 확인하며 엘리베이터에 올라탄다. 문이 닫힐 때 즈음, 헐레벌떡 안으로 뛰어 들어오는 원섭.\n\n원섭\n차장님...\n\n차장검사\n(눈을 지그시 감으며) 끝난 얘긴 그만해.\n\n원섭\n검찰시민위원회에 부쳐서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n\n차장검사\n(원섭을 보며) 어차피 무기수니까, 가석방만 못 나오게 하면 되는데, 왜 무리수를 둬?\n\n원섭\n이 사건의 범인을 밝히는 건 다른 문제 아닙니까?\n\n차장검사가 못마땅하다는 눈초리로 원섭을 본다. '띵!' 소리와 함께 열리는 엘리베이터 문. 그대로 서 있는 차장검사와 원섭.\n\n원섭\n검찰이 한 번 불기소했는데 그 결정을 다시 뒤집는 게 부담스러운 게 아닙니까?\n\n차장검사\n(생각하더니) 해서 안 되면?\n\n원섭\n...시민위에서 불기소 의견이 나오면, 저도 더는 고집하지 않겠습니다.\n\n원섭을 빤히 보는 차장검사. 원섭, 긴장한 표정으로 마주 보고 서 있다. 이내 도로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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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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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63. 광주교도소 면회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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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63. 광주교도소 면회실 - 낮\n\n투명한 플라스틱 가림판 너머로 기운 없이 앉아있는 신경희.\n\n지국현 (O.S)\n그래서 뭐라 했는데?\n\n신경희\n(뿌루퉁하게) 뭐라고 하긴... 국현 씬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 아니라고 했지. 하도 억울해서 그날 밤새 울었어.\n\n지국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신경희를 본다.\n\n지국현\n경희야. (가림판을 가리키며) 손 대봐.\n\n신경희가 가림판 위에 손을 댄다. 그 위에 나란히 손을 포개는 지국현. 신경희의 눈을 지그시 들여다보는 지국현.\n\n지국현\n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n\n신경희\n...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n\n지국현\n지난번에도 그렇게 난리 치다 결국 불기소된 거 아냐. 걱정 마. 남들이 뭐라 안 좋은 소리를 지껄여대도 절대 신경 쓰지 마.\n\n신경희\n(고개를 끄덕이며)...\n\n지국현\n(씩 웃으며) 경희야, 우리 절대 포기하지 말자. 내가 나가면 너한테 무진장 잘할 거야. 나, 그 생각밖에 없어.\n\n신경희\n나 꼬부랑 할머니 되기 전에 나올 수 있는 거 맞아?\n\n지국현\n당연하지. 근데, 우리 경희 씨는 꼬부랑 할머니 돼도 예쁠 거 같은데?\n\n신경희를 지긋이 바라보는 지국현. 신경희도 마음이 풀린 듯 미소 짓는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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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64. 광주 교도소 독방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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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64. 광주 교도소 독방 - 낮\n\n표정 없는 지국현의 얼굴. 주머니에서 성경 소책자를 꺼내 펼쳐든다. 가출소 심사 관련 메모가 끼워져 있는 쪽지를 본다. 가석방 가능 시점, 심사조건, 모범수 기록 등이 빼곡하다.\n\n(CUT TO) 침상에 누워 천장을 본 후 눈을 감는 지국현.\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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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65. 광주지검 앞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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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65. 광주지검 앞 - 낮\n\n정오의 태양이 내리쬐는 광주지검 전경이 보인다. 정문 앞에 김 목사를 필두로 유경자, 신경희를 비롯한 은혜교회 신도 10여 명이 지국현의 무혐의를 주장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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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66. 광주지검 세미나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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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66. 광주지검 세미나실 - 낮\n\n다양한 연령대의 남녀 시민위원 20명이 앉아있다. 정면 스크린엔 '제00회 검찰시민위원회, 나주 드들강 여고생 강간살인사건 심의'라는 프리젠테이션 화면이 떠 있다. 단상에 선 원섭.\n\n원섭\n오늘 심의하게 될 사건인 '나주 드들강 여고생 강간 살인사건'은 우리 검찰에서 2014년에 증거 부족으로 불기소처분을 내렸던 사건입니다. 하지만, 그 후 전면 재수사를 통해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였고 다시 기소 여부를 심의하게 됐습니다. (시민위원들과 시선을 맞추며) 범죄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하고,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만 하기 때문입니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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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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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67. 광주지검 세미나실 앞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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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67. 광주지검 세미나실 앞 - 낮\n\n차장검사가 세미나실 문에 난 작은 창으로 안을 살펴보고 있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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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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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68. 광주지검 세미나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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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68. 광주지검 세미나실 - 낮\n\n어두운 세미나실. 스크린엔 피해자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이 띄워져 있다. 원섭, 긴장된 표정으로 시민위원들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며 말을 이어간다.\n\n원섭\n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선영 양은 지금쯤 서른두 살의 청년이 되었을 것입니다. 또한, 사건 직후에 피의자의 죗값을 물었다면, 이후 지국현에 의해서 살해당한 두 명의 희생을 막을 수 있었고, 사건의 충격으로 자살로 삶을 마감한 선영 양 아버지의 죽음도 없었을 것입니다.\n\n원섭의 말을 듣고 있는 진지한 시민위원들의 표정.\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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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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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69. 광주지검 브리핑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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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69. 광주지검 브리핑실 - 낮\n\n단상 위에서 보도 자료를 읽어나가는 차장검사의 얼굴 위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기자들이 기자석에 앉아 노트북에 타이핑을 하고 있다.\n\n차장검사\n우리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전담 수사팀을 구성하여 사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자세로 나주서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강조하며) '백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심정'으로 철저히 수사한 결과 피고인을 강간살인죄로 기소하였으며, 앞으로 망자의 한을 풀어준다는 마음으로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n\n기자들 뒤편에 서 있는 원섭. 브리핑하는 모습을 담담하게 보고 있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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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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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70. 자매식당 앞 -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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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70. 자매식당 앞 - 밤\n\n먹자골목. 주변 술집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린다. 주위의 세련된 간판들과 달리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자매식당' 간판.\n\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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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71. 자매식당 안 -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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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71. 자매식당 안 - 밤\n\n텅 빈 가게 안.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오는 택수. 테이블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던 심옥과 시선이 마주친다. 뜻밖의 방문에 놀란 심옥, 택수를 빤히 본다.\n\n(CUT TO) 닭볶음탕이 끓고 있는 테이블. 그 앞에 홀로 앉아 소주 한 잔을 털어 넣는 택수. 심옥이 소주잔 하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택수 앞에 앉는다. 택수, 심옥을 보곤, 말없이 소주를 따라준다.\n\n심옥\n장 검사님한테 전화 받았어요. 과장님 아니었으면 재판 못 했을 거라 대요?\n\n멋쩍은 듯, 말없이 심옥을 보는 택수.\n\n심옥\n일전에 몰래 찍어간 건 죄송시럽네요. 피디 양반이 이렇게라도 안 하면 절대 인터뷰 안 해줄 거라고 해 싸서...\n\n택수\n제가 어머니 입장이었어도 그렇게 했을 겁니다.\n\n심옥\n(택수를 보며) 선영이 사건, 다시 해줘서 감사해요.\n\n택수\n(멋쩍은 듯 말을 돌리며) 닭볶음탕도 맛있네요. 오랜만에 제대로 된 집밥을 먹네요.\n\n심옥이 택수에게 소주를 따라준다.\n\n심옥\n안 그래도 어젯밤 꿈에 우리 선영이가 나왔는데, 닭볶음탕 먹고 싶다고 하더만요... 고등학교 때 모습 고대로 나와서... (웃으며) 하긴, 나도 선영이 나이 먹은 얼굴은 못 봤응께... 그래도 얼마나 반갑던지...\n\n처음으로 웃음을 보이는 심옥. 택수가 그런 심옥을 짠하게 쳐다본다.\n\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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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72. 광주지방법원 앞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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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72. 광주지방법원 앞 - 낮\n\n광주지법 전경. 화면 위로 자막 '2016년 10월'이 떴다가 사라진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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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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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73. 광주지방법원 법정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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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73. 광주지방법원 법정 - 낮\n\n드문드문 보이는 방청객들 사이로 신경희, 유경자, 심옥, 민정의 얼굴이 보인다. 스크린에 피해자의 부검사진이 떠 있다.\n\n원섭 (O.S.)\n증인은 왜 피해자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생각하셨습니까?\n\n법복을 입은 원섭이 증인석 앞에 서 있다. 증인석에 앉아있는 부검의. 스크린의 사진들을 보며 말을 이어간다.\n\n부검의\n1번 사진을 보면 상처가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길게 나 있었는데, 이럴 경우는 팬티를 강제로 벗기려고 하면서 생긴 상처라고 보는 게 타당합니다. 또, 피해자의 우측 사타구니에 보이는 생채기나 손목에서 보이는 작은 생채기들도 어떤 형태로든 완력에 의한 제압이 있었고, 그에 저항하면서 생긴 상처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n\n증언을 듣는 게 괴로운 듯 고개를 숙이는 심옥. 원섭이 '엉덩이 꼬리뼈 부분에 약간의 피가 고인 사진'을 가리키며,\n\n원섭\n이 3번 사진 속 혈흔은 성폭행 과정에서 생긴 출혈인가요?\n\n부검의\n특별한 외상이 없었던 걸로 봐서 생리혈로 추정하고 있습니다.\n\n원섭\n그렇군요... 피해자의 체내에서 DNA를 채취했던 과정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n\n부검의\n집게용 가위에 거즈를 물려서 피해자의 질 중간에 넣은 다음, 양쪽 다리를 엑스자로 교차하여 15분 기다렸다가 거즈에 스며든 질 내용물을 채취했습니다. 이어서 내부 장기를 건드리지 않은 범위 내에서 거즈를 피해자의 질 가장 안쪽에 넣은 다음 같은 방식으로 질 내용물을 채취했습니다. 그렇게 1차, 2차 샘플을 채취했습니다.\n\n원섭\n두 번의 채취를 통해 어떤 점을 확인할 수 있었나요?\n\n부검의\n질 중간에서 채취한 1차 샘플에서는 미색의 점액만 묻어 나온 반면, 질 가장 안쪽에서 채취한 2차 샘플에서는 미색의 점액 외에도 혈흔도 묻어 나왔습니다. 혈흔은 점액하고 섞이지 않은 상태였는데, 두 샘플 모두에서 동일한 DNA가 검출됐습니다.\n\n(CUT TO) 부검의 앞에 서 있는 변호인(남, 40대 초반).\n\n변호인\n성관계가 사건 당일에 이뤄진 것이라고 백 퍼센트 확신할 수 있습니까?\n\n부검의\n대개의 강간살인 사건에서 강간 후 은폐를 위해 살해를 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판단했습니다.\n\n변호인\n체내에서 정액이 검출 가능한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n\n부검의\n성관계 후 72시간까지는 남아있을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n\n변호인\n그럼 피해자 체내에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됐다는 이유만으로 사건 당일에 성관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순 없겠네요?\n\n머뭇거리는 부검의. 원섭이 못마땅한 시선으로 변호인을 본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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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74. 광주지방법원 법정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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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74. 광주지방법원 법정 - 낮\n\n고원효가 증인석에 앉아있다.\n\n고원효\n들은 그대로 말씀드리자면, '여고생과 성관계를 했는데 여자가 생리 중이어서 성기에 피가 묻었다'라고 말했습니다.\n\n원섭\n혹시 살해에 관해서도 피고인이 한 말이 있습니까?\n\n고원효\n제가 성관계 후에는 어떻게 됐냐고 물었는데, '여자가 반항하고 소리를 질러서 제압하고 성관계를 했다. 그때는 나도 제정신이 아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달라고 하자, '뻔히 알면서 왜 물어보느냐'고 말했습니다.\n\n굳은 표정으로 고원효를 빤히 보고 있는 지국현.\n\n원섭\n피고인의 이런 언행을 종합해 봤을 때, 증인은 피고인이 이 사건의 범인이라고 확신하시나요?\n\n고원효\n(지국현을 보며) 네, 범인이라고 생각합니다.\n\n(CUT TO) 고원효 앞에 서 있는 변호인.\n\n변호인\n피고인으로부터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말을 직접 들었습니까?\n\n고원효\n...직접 듣지는 못했습니다.\n\n변호인\n그럼, 증인의 말은 어디까지나 증인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인 거군요? (사이) 증인은 현재 무슨 죄로 복역 중이죠?\n\n고원효\n(언짢은 듯) 이런 질문도 대답해야 합니까?\n\n부장판사\n원하지 않으면 대답하지 않아도 됩니다.\n\n변호인\n(몰아붙이며) 최근에 다른 교도소로 이감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왜 증언을 앞두고 갑자기 이감된 거죠?\n\n고원효가 당황한 듯 원섭을 쳐다보자,\n\n원섭\n(일어서며) 본 사안과 관계없는 질문입니다.\n\n변호인\n(원섭을 보며) 증언을 대가로 비교적 신식 시설이 갖춰진 교도소로 이감을 시켜준 건가요?\n\n원섭\n(난처해하며) 증인의 신변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임시적인 조치였음을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n\n이때다 싶어, 방청석에 있던 신경희와 은혜교회 신도들이 거짓 증언을 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소란스러워지는 법정.\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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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75. 광주지방법원 법정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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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75. 광주지방법원 법정 - 낮\n\n법정의 커다란 스크린에는 '10살 정도의 여자아이(조카), 교복을 입은 여학생, 20대 중반의 지국현이 시골집을 배경으로 함께 서 있는 사진'(이후, '알리바이 사진'으로 표기)이 떠 있다. 여학생의 눈 밑에 검은 큰 점이 있다. 현재 이미경의 얼굴에도 있는. 사진 오른쪽 아래엔 '2001.02.04.'라는 날짜가 박혀있다. 변호인이 증인석에 앉아있는 지국현의 조카(여, 20대 초반)를 보며,\n\n변호인\n증인은 이 사진을 어떻게 보관하게 되었나요?\n\n조카\n최근에 이사 준비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했습니다.\n\n변호인\n이 사진을 언제 찍었습니까?\n\n조카\n(사진 속 날짜를 보며) 2001년 2월 4일입니다.\n\n변호인\n증인은 이 사진을 찍었던 날 무얼 했는지 기억나십니까?\n\n조카\n설 지나고 사촌오빠랑 외할머니 집에 갔었습니다.\n\n변호인\n2001년 2월 4일에 외할머니 집에 갔던 건가요?\n\n조카\n아뇨. 전날 저녁에 가서 하루 자고 왔습니다.\n\n변호인\n그럼, 사건 전날인 2월 3일 저녁부터 사건 당일인 2월 4일 낮까지 피고인 지국현 씨는 증인과 함께 있었던 거네요?\n\n조카\n네. 같이 있었습니다.\n\n결정적인 증언에 방청석이 술렁인다. 당황하는 원섭.\n\n변호인\n증인의 말이 사실이라면, (사진을 가리키며) 저 사진은, 사건 당일에 피고인이 사건 현장인 드들강에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 줄 확실한 증거라고 할 수 있겠군요? (사이) 이 사진 속에서 교복을 입은 여학생은 누구죠?\n\n조카\n오빠 여자친구였습니다. (잘 생각 안 나는 듯) 이름은 잘...\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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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76. 전남청 대회의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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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76. 전남청 대회의실 - 낮\n\n단상 위엔 \"경찰이 곧 시민이고, 시민이 곧 경찰입니다 『제복 입은 시민』 실천을 위한 현장간담회\"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단상 가운데에 앉아있는 전남청장을 중심으로 경찰 간부 십여 명이 정복을 차려입고 뻣뻣하게 앉아있다. 그 사이로 서장, 택수가 나란히 앉아있다.\n\n전남청장\n우리 경찰은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지역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지역민과 경찰이 하나가 돼서...\n\n그때, 윙~~하고 울리는 핸드폰. 택수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낸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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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77. 전남청 대회의실 앞 복도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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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77. 전남청 대회의실 앞 복도 - 낮\n\n핸드폰을 들고나오며 통화하는 택수.\n\n원섭 (통화)\n과장님, 통화 괜찮으세요?\n\n택수\n네, 무슨 일 있습니까?\n\n원섭 (통화)\n알리바이 사진 속의 여자가 이미경 씨 맞습니다. 만나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n\n택수\n(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아, 검사님이 만나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n\n원섭 (통화)\n지난번 수사팀이 만나셨으니 이번에 과장님이 만나시는 게 아무래도 이미경 씨 입장에서 부담이 덜할 것 같습니다.\n\n택수\n...네, 알겠습니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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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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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78. 유치원 앞 도로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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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78. 유치원 앞 도로 - 낮\n\n통합버스에 아이들을 태우곤 문을 닫는 이미경. 이내 차가 떠나자,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는다. 유치원으로 들어가려던 이미경이 길 건너편에 서 있는 의용을 발견하곤, 인상을 찌푸린다. 그 옆에 서 있는 정복 차림의 택수.\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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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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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79. 유치원 놀이터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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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79. 유치원 놀이터 - 낮\n\n놀이터 한편에 서 있는 이미경과 택수, 의용.\n\n의용\n저희 나주서 수사과장님이십니다.\n\n택수\n전택수라고 합니다.\n\n어색하게 목례를 하는 이미경과 택수. 택수가 이미경의 시선을 느끼곤,\n\n택수\n(정복을 보며) 행사 중에 급하게 오느라...\n\n택수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찾아 이미경에게 건넨다. 2001년 지국현과 함께 찍은 알리바이 사진을 보는 이미경, 놀란다.\n\n택수\n사진 찍었던 날, 기억나세요?\n\n이미경\n(스마트폰을 건네며) 더는 할 말 없어요.\n\n의용\n지국현 외할머니 집에 같이 갔었다는 말씀은...\n\n택수\n이 사진이 지국현 알리바이가 돼서 상황이 어렵게 됐습니다.\n\n이미경\n드들강에도 같이 가드렸잖아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건 거기까지예요. 피해자가 안타깝지만, 저도 그 사람이 무서워요.\n\n의용\n지국현이 이번에 무죄 받으면 몇 년 후에 가석방돼서 나올 수도 있습니다. 나오면, 분명 그놈 또 사고 칠 겁니다!\n\n의용의 시선을 피하는 이미경, 말이 없다.\n\n택수\n부담스러우시겠지만, 협조 부탁드립니다. 미경 씨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서 이렇게 부탁드리는 겁니다.\n\n이미경\n...저, 정말 힘들어요 형사님. 다 잊으려고 애써왔는데... 다 잊고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눈시울을 붉히더니 이내 흐느낀다.)\n\n택수\n(고개를 떨구며) 미안합니다.\n\n놀이터엔 몇몇 아이들이 세상 모르게 웃고 떠든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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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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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80. 광주지방법원 법정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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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80. 광주지방법원 법정 - 낮\n\n검사석에 서서 발언하는 원섭.\n\n원섭\n부검소견서에 따르면, 피해자가 살해당한 시점은 사건 당일 오전 3시 30분에서 7시 30분 사이입니다. 이때 살해된 거라면, 피고인에게는 당일 새벽, 드들강에서 범행을 저지르고 외할머니댁이 있는 전남 강진군까지 이동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습니다.\n\n원섭이 실물화상기 위에 사진을 올리면, 스크린에 나타나는 위성사진. 사진엔 드들강 사건 현장, 지국현 집, 외할머니 집의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n\n원섭\n사건 현장에서 강진에 있는 외조모 댁까지는 약 52km로, 차로 한 시간 내에 충분히 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사진은, 사건 당일 새벽에 피고인이 범행 현장에 없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합니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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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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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81. 광주과학수사연구소 연구실 -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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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81. 광주과학수사연구소 연구실 - 밤\n\n책들이 빼곡한 연구실. 창가에 홀로 서 있는 택수. 유리창에 비친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택수의 시선에 창가 옆에 놓인 스노우볼 하나가 눈에 띈다. 작고 동그란 유리구슬 안에 디즈니 만화에 나올법한 웅장한 성 모형이 들어있다. 스노우볼을 집어 가만히 들여다보는 택수. 성의 꼭대기 창문을 자세히 보면, 한 소녀가 창밖을 내려다보고 있다. 눈 내리는 모습을 보며 기뻐하는 소녀의 밝은 표정. 눈가루가 바닥으로 가라앉자, 다시 스노우볼을 흔들어 눈가루가 흩날리게 만드는 택수. 유리구슬 속 소녀를 멍하니 바라본다. 이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조일남.\n\n조일남\n(미안한 듯) 오래 기다렸어? 그러게,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n\n소파에 몸을 누이는 조일남. 지쳐 보인다. 택수가 스노우볼을 손에 든 채 조일남 맞은편으로 가서 앉는다.\n\n택수\n제대로 보고 있긴 한 거야?!\n\n조일남\n재판은 어떻게 돼가고 있어? 안 그래도 장 검사가 찾아와서 나한테 증언 부탁하던데...\n\n상념에 잠긴 택수. 못 들었는지 대답이 없다.\n\n택수\n그 생리혈 가설 말야... 입증할 방법이 없겠어?\n\n조일남\n(웃으며) 장 검사랑 똑같은 말 하네...\n\n불안해 보이는 택수, 스노우볼을 가볍게 흔들었다가 내려놓는다.\n\n택수\n(혼잣말로) 강간하고 죽였다면, 분명 흔적이 남았을 텐데….\n\n택수의 눈길이 스노우볼에 머문다. 순간,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고개를 갸웃하는 택수.\n\n(인서트) S#61의 칵테일을 만들고 있던 바텐더의 모습.\n\n택수, 날카로운 눈빛으로 스노우볼을 집어 들고 조일남을 쳐다본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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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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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82. 유치원 인근 거리 -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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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82. 유치원 인근 거리 - 아침\n\n구름 낀 흐린 하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n버스에서 내린 이미경이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하려 정류장 안으로 뛰어간다. 난감한 표정으로 떨어지는 빗줄기를 올려다보는 이미경. 우산이 없어 선뜻 길을 나서지 못한다. 그때, 이미경의 시선에 우산을 들고 다가오는 사복 차림의 한 남자. 택수다.\n\n(CUT TO) 택수와 이미경이 우산을 함께 나눠 쓰고 비 오는 거리를 걸어간다. 말없이 어색하게 걸어가는 두 사람.\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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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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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83. 유치원 앞 -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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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83. 유치원 앞 - 아침\n\n유치원 현관에 도착하자, 어느새 빗줄기가 사그라진다. 이미경이 택수에게 어색하게 묵례하며 고마움을 표한다. 택수, 무슨 말인가 하려다 말고, 눈인사만 하곤 뒤돌아 걸어간다. 그런 택수를 한동안 바라보던 이미경이,\n\n이미경\n증언 부탁하려고 오신 거 아니에요?\n\n택수, 돌아서서 이미경을 보고는 멋쩍게 웃는다.\n\n이미경\n...근데 왜 그냥 가세요?\n\n택수\n굳이 아침 출근길에서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n\n이미경\n그럴 거면 아예 오시지 않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요?\n\n택수\n(우산을 들어 보이며) 그래도 오길 잘한 거 같네요.\n\n택수, 이미경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이곤 다시 뒤돌아 걸어간다.\n그런 택수의 뒷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는 이미경.\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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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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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84. 광주지방법원 앞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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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84. 광주지방법원 앞 - 낮\n\n화창한 햇볕이 내리쬐는 광주지방법원의 전경.\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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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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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85. 광주지방법원 법정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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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85. 광주지방법원 법정 - 낮\n\n피고인석에 앉아있는 지국현. 여태껏 볼 수 없었던 가장 긴장한 표정으로 증인석 쪽을 빤히 보고 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면, 증인석에 이미경이 앉아있다. 지국현의 시선을 애써 외면하려는 이미경의 눈빛.\n\n원섭 (O.S.)\n사진 속 여학생이, 증인 이미경 씨가 맞습니까?\n\n택수와 의용이 이미경을 바라본다.\n\n이미경\n(원섭을 보며) 네, 맞습니다.\n\n원섭, 스크린엔 떠 있는 알리바이 사진을 가리키며,\n\n원섭\n증인은 당시 피고인 지국현과 연인 관계였던 게 사실입니까?\n\n이미경\n...네.\n\n원섭\n증인은 이 사진을 찍었던 날을 기억합니까?\n\n이미경\n개학일 즈음엔가 갑자기 연락이 와서는, 자기 외할머니 집에 같이 가자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찍은 걸로 기억합니다.\n\n원섭\n증인이 먼저 외할머니 집에 가보고 싶다고 한 게 아닌가요?\n\n이미경\n아뇨, 집에 오라는 전화를 받고 갔습니다. 지국현 씨 집에서 만나서 차를 타고 함께 이동했습니다.\n\n원섭\n피고인의 주장과는 상반되는군요…. (지국현을 보며) 그렇다면, 피고인은 2월 4일 아침에 본인 집에 있었다는 거네요?\n\n지국현이 이미경을 쏘아본다. 그의 시선을 느끼고 불편해하는 이미경.\n\n원섭\n증인은 피고인과 함께 드들강에 간 적이 있습니까?\n\n이미경\n네. 드라이브 가자고 해서 같이 갔었습니다.\n\n원섭\n(지국현을 보며) 역시나, 드들강에 가본 적 없다는 피고인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내용이군요?\n\n원섭의 변론을 듣고 있던 지국현이, 변호인 앞에 놓인 펜을 들어, 노트에 뭔가를 적는다. 노트에 적힌 글을 보곤, 지국현과 귓속말을 나누는 변호인.\n그 모습을 불안하게 쳐다보는 이미경.\n\n(CUT TO) 피고인석에 앉아있는 변호인. 증인석의 이미경을 보며,\n\n변호인\n증인의 기억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지 않나요?\n\n이미경\n저 사진을 찍고 며칠 후에 제 졸업식이 있었는데, 졸업식 때 오겠다고 해놓곤 갑자기 연락이 안 됐습니다. 그래서 분명히 기억합니다.\n\n변호인이 실물화상기 위에 드들강변 사진과 다른 강변 풍경이 담긴 여러 장의 사진들을 띄운다. 제법 비슷해 보이는 천변 풍경들.\n\n변호인\n증인은 피고인과 함께 드들강에 갔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드들강은 근래에 이뤄진 공원 조성사업으로 주변 환경이 몰라보게 많이 바뀌었습니다. 당시 피고인과 함께 갔던 장소가 드들강이라고 확신할 수 있나요?\n\n이미경\n네. 확실하게 기억합니다.\n\n지국현이 이미경을 쳐다본다. 이미경도 그 시선을 맞받는다.\n\n변호인\n그럼, 드들강에 갔던 날도 정확하게 기억합니까?\n\n이미경\n(단호하게) 네.\n\n변호인\n생각나는 대로 말씀해 주시겠어요?\n\n머뭇거리는 이미경. 긴 침묵이 이어진다.\n이미경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원섭.\n\n변호인\n기억나지 않으시면 말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증인의 말씀은 어디까지나 증인의 불완전한 기억에서 나온 것 같군요….\n(부장판사를 보며) 이상입니다.\n\n문득, 옅은 미소를 짓는 지국현을 본 이미경. 결심한 듯 천천히 입을 뗀다.\n\n이미경\n(천천히 기억을 끄집어내듯, 차분한 목소리로) 2000년 9월 23일 토요일 밤이었습니다….\n\n자리로 돌아가려던 변호인이 이미경을 쳐다본다.\n\n이미경\n핸드폰을 잃어버렸었는데, 저 사람이 찾아줬습니다. 오락실에서 만났는데, 집까지 태워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차를 타고 가던 도중에 갑자기 드라이브시켜주겠다며 드들강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지국현을 보며) 저 사람한테 성폭행당했습니다.\n\n숙연해지는 법정.\n택수, 의용, 상혁도 놀란 기색이다. 변호인이 애써 당혹함을 감추며,\n\n변호인\n증인이 피고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걸 입증할 수 있습니까?\n\n이미경\n...제가 증인입니다.\n\n당황한 눈빛의 지국현, 이미경을 쳐다본다.\n지지 않겠다는 듯, 지국현을 똑바로 응시하는 이미경.\n그런 이미경을 바라보는 택수의 얼굴이 잠시 울컥해진다.\n\n이미경\n제가 싫다고 거부하니까, 목을 졸라서 기절시켰습니다. 그다음은 저 사람이 더 잘 알 겁니다.\n\n처음으로 당황한 표정을 짓는 지국현이 자신을 똑바로 보는 이미경의 시선을 외면한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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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86. 광주지방법원 앞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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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86. 광주지방법원 앞 - 낮\n\n건물에서 뛰어나온 택수가 두리번거리며 이미경을 찾는다.\n멀리 걸어가는 이미경의 뒷모습이 보인다.\n택수, 뒤쫓아 가려다 걸음을 멈춘다. 이미경이 기척을 느꼈는지 뒤돌아 택수를 본다. 그 모습을 복잡한 심경으로 보는 택수, 멀어지는 이미경에게 깊이 머리 숙여 인사한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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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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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87. 광주지방법원 법정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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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87. 광주지방법원 법정 - 낮\n\n원섭이 손에 들고 있던 다이어리를 부장판사에게 제출하며,\n\n원섭\n재판장님, 이것은 피해자 김선영 양의 다이어리입니다. 11월 30일의 메모를 보시면, '매직'이라는 메모가 쓰여 있습니다. '매직'은 '생리'를 지칭하는 은어입니다. 약 한 달을 생리 주기라 했을 때, 피해자가 사망하던 2월 4일 즈음, 피해자는 생리 중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n\n다이어리를 훑어보며 이야기를 듣는 부장판사.\n\n원섭\n정액은 체내에 최대 72시간까지 남아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피해자는 사건 전날 매우 격하게 움직이는 놀이기구를 탔습니다. 피고인이 주장하는 대로 삼사일 전에 성관계했다면, 피해자의 체내에 피고인의 정액이 남아있는 건 불가능합니다.\n\n변호인\n(부장판사를 보며) 입증되지 않은 추측일 뿐입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성폭행하고 살해할 동기가 전혀 없습니다.\n\n원섭\n과학적으로 증명 가능한 사실입니다! 재판장님, 법의학자의 증인신문을 신청합니다.\n\n부장판사\n진행하세요.\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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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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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88. 광주지방법원 법정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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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88. 광주지방법원 법정 - 낮\n\n증인석에 서 있는 조일남.\n\n원섭\n증인은 왜 이 실험을 하셨죠?\n\n조일남\n사건 자문을 의뢰받고 나서, 성관계를 하고 바로 죽었는지 아니면 상당히 시간 간격이 있었는지를 검토해 봤습니다. 당시 부검기록에 DNA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체액과 혈흔이 섞이지 않고 층을 이루고 있었다.'는 기록에 착안해 실험하게 됐습니다. (스노우볼을 들어 보이며) 스노우볼을 흔들면, 안에 있는 눈가루가 움직이고, 가만히 놔두면, 가루가 아래로 가라앉는다는 걸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n\n원섭\n실험은 어떻게 진행했나요?\n\n조일남\n(비닐 위생백 하나를 들어 보이며) 정액을 넣은 위생백에 혈액을 투입해서, 정액과 혈액이 서로 섞이는지를 실험했습니다.\n\n스크린에 실험 과정을 촬영한 사진들이 차례로 보인다.\n\n조일남\n정액과 혈액을 넣고 실온에 방치할 경우, 보시는 것처럼, 약 30분이 지나도 서로 섞이지 않고 경계를 이루고 있었는데, 약 6시간 30분이 지난 후에는… 점차 섞이게 되긴 하지만 여전히 경계를 이루면서 완전히 섞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정액과 혈액을 투입해서 천천히 움직였을 경우, 약 5분 정도 지난 후, 이 사진처럼 서서히 섞이게 되고, 약 15분이 경과한 후에는, 이처럼 완전히 섞여 균질하게 붉은색을 띠게 되었습니다.\n\n원섭\n이 실험을 통해 알 수 있었던 사실이 무엇입니까?\n\n상기된 얼굴로 조일남을 노려보는 지국현.\n\n조일남\n정액과 혈액은 움직임이 없으면 잘 섞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즉, 범인은 강간 직후, 연이어 피해자를 목 졸라 죽였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n\n감정을 억누르며 증언을 듣고 있는 심옥. 민정이 심옥의 손을 꼭 잡아준다.\n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울려퍼지는 법정 안. (F.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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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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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89. 광주지방법원 법정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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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89. 광주지방법원 법정 - 낮\n\n법정 안으로 천천히 입장하는 판사들. '전원 일어서 주십쇼.'라는 서기의 말에 방청객들 모두 일어난다. 방청석에 서 있는 심옥과 민정. 그 뒤로 택수, 의용, 상혁이 보인다. 판사들이 자리에 앉자, 서기가 다시 '앉아주십시오.'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자리에 앉고 팽팽하게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침묵이 이어진다.\n화면 위로 자막 '2017년 1월'이 떴다가 사라진다.\n부장판사가 법정을 한 번 둘러보고는 천천히 입을 뗀다.\n\n부장판사\n지금부터 2016고합282 성폭력범죄의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범죄 사실에 대해 말하겠습니다.\n\n긴장된 표정으로 부장판사의 말에 귀 기울이는 심옥과 민정.\n\n부장판사\n피고인은 2001년 2월 4일 새벽 경, 광주 남구 월산동 피해자 주거지 인근에서 피해자를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나 자신의 승용차에 태운 다음,\n\n(인서트) 오락실 앞.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선영과 이야기를 나누는 지국현. 빨간 마티즈를 끌고 나타난 지국현. 선영이 차에 올라타자 이내 출발하는 차. 한밤중, 뻥 뚫린 교외 도로를 빠르게 내달리는 마티즈.\n\n부장판사\n나주시에 있는 드들강 강변으로 가, 위 승용차 안에서 피해자의 하의를 강제로 벗기고 스웨터 상의를 밀어 올리며 피해자의 양팔을 잡아 반항을 억압한 후, 피해자를 1회 강간하였다.\n\n(인서트) 드들강 변. 가로등 불빛 하나 없이 깜깜하다. 어디선가 들리는 여자의 날카로운 비명. 차 안에서 강제로 선영의 옷을 벗기려는 지국현의 거센 손동작. 선영이 저항해 보지만 역부족이다. 지국현이 선영을 제압하다 흥분한 상태로 선영의 목을 조른다.\n\n꼿꼿한 자세로 앉아있는 지국현. 변호인은 패소를 예감하고 시선을 떨군다.\n\n부장판사\n이후 피고인은 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의 목을 조르고 차에서 끌어낸 후, 드들강으로 데려가 피해자를 물속에 집어넣고 계속하여 피해자의 목을 졸라 경부압박사 및 익사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간하고 살해하였다.\n\n(인서트) 운전 중인 지국현. 물에 젖은 옷을 입고 덜덜 떨고 있다. 조수석엔 물에 젖은 선영의 옷가지와 소지품들만이 놓여있다.\n\n흐느끼는 신경희와 유경자. 오히려, 심옥과 민정의 표정이 담담하다.\n\n부장판사 (O.S.)\n...이에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판결을 선고한다. 주문. 피고인을 무기징역에 처한다.\n\n원섭이 방청석에 앉아있는 택수와 눈이 마주친다. 서로 신뢰의 마음을 담아 눈인사를 나누는 두 사람. 택수가 이내 앞자리에 앉아있는 심옥에게 시선을 돌리면, 고개를 숙이며 흐느끼는 심옥의 모습이 보인다.\n착잡함과 승소의 감격이 교차하는 듯, 먹먹해 하는 택수. 옆에 앉아있는 의용과 상혁을 바라본다. 택수와 시선을 나누는 의용, 상혁.\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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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90. 광주 시내 도로, 택수 차 안 - 해질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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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90. 광주 시내 도로, 택수 차 안 - 해질녘\n\n조용한 차 안. 뒷좌석에 앉아있는 심옥과 민정.\n택수가 백미러로 심옥을 슬쩍 쳐다본다.\n창밖을 보고 있던 심옥이 고개를 돌려 택수를 보며,\n\n심옥\n이왕 고생하시는 김에 우리 선영이 한테 데려다줄 수 있어요? 선영이랑 선영 아빠한테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은데….\n\n백미러로 심옥을 보던 택수. 이내 주변을 살피더니 유턴을 한다.\n\n(CUT TO) 노을이 비치는 창. 차창 너머로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거리를 천천히 거니는 모습이 스친다. 촛불을 들고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 사람들 사이를 천천히 통과하는 택수의 차. 마치 심옥을 위로하기 위해 준비해 놓은 것처럼, 아름답게 피어있는 촛불들. 심옥이 창밖을 보며 조용히 눈물을 훔친다.\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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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91. 납골당 앞 주차장 - 해질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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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91. 납골당 앞 주차장 - 해질녘\n\n납골당으로 걸어가는 심옥과 민정을 배웅하는 택수. 심옥의 손을 잡으며,\n\n택수\n미안합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n\n심옥과 민정 말없이 택수의 손을 꼭 잡아준다.\n\n(CUT TO) 납골당 안 사진 속 선영의 밝은 얼굴. (F.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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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92. 드들강 변 - 해질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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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92. 드들강 변 - 해질녘\n\n드들강 변에 혼자 서있는 택수. 한적한 강변을 바라본다.\n멀리서 차 한 대가 들어와 택수의 차 옆에 멈추어 선다.\n차에서 내리는 원섭. 드들강을 내려다보는 택수의 뒷모습을 바라본다.\n\n(CUT TO) 나란히 서서 노을이 지는 강을 바라보는 택수와 원섭.\n\n택수\n검사님 덕분에 잘 끝났네요.\n\n원섭\n제가 감사하죠. 그동안 애 많이 쓰셨어요.\n\n택수\n큰 결심을 해주셔서….\n\n원섭\n(웃으며) 겨우 봉급 값한 거죠.\n\n택수가 미소를 짓는다.\n\n택수\n서울로 영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n\n원섭\n(멋쩍게) 고맙습니다…. 제가 알기론 검찰에서 불기소한 사건 재수사해서 해결한 건 드들강 사건이 처음일 겁니다….\n\n택수\n허허… 그런가요?\n\n택수가 감상에 젖은 얼굴로 지는 태양을 본다. (F.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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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93. 나주서 서장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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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93. 나주서 서장실 - 낮\n\n소파 상석에 서장이 앉아있고 그 양옆으로 택수, 주철, 의용, 상혁이 앉아있다.\n\n택수\n왜 누락된 겁니까? 서 형사가 담당자니깐 당연히 승진대상 아닙니까?! 전근도 포기하고 매달린 거 아시지 않습니까?\n\n서장\n(택수를 보며) 공을 갖다 쓰지 못하니 그러는 거 아닙니까! 과장님이 언론 발표 안 하셨다고 위에서 말이 많습니다….\n\n서장의 눈총을 피해 테이블 위에 놓인 신문을 훑는 택수의 시선.\n'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 16년 만에 단죄'란 머리기사가 눈에 들어온다.\n\n주철\n아니, 나 형사는 미제팀이라고 현장 영웅에 선정됐다고 하는데, 우리 의용이는 뭡니까? 제일 고생했는데!\n\n서장\n기다려봐! 딴 거는 몰라도, 서 형사 파출소 전근 가는 건 내가 어떻게든 빨리 처리해 줄 테니까.\n\n한쪽에 뻘쭘하게 앉아있던 상혁이 미안한 듯, 의용을 슬쩍 쳐다본다.\n\n상혁\n저도 그 상, 안 받겠습니다. 혼자 한 일도 아닌데 저만…\n\n의용\n(호통치듯) 나 형사는 받아야지!!\n\n주철과 의용의 호통에 깜짝 놀라는 상혁.\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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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ding": "S#94. 나주서 서장실 앞 복도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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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xt": "S#94. 나주서 서장실 앞 복도 - 낮\n\n서장실 문을 열고 나오는 택수, 의용, 주철, 상혁.\n주철이 상혁을 다독여주며 앞서 걸어간다. 택수가 의용을 물끄러미 보더니,\n\n택수\n어려운 일 했는데 못 챙겨줘서 미안하네.\n\n의용\n(씩 웃으며) 사건 해결하고, 소주 한 잔 딱 하고, 수고했다, 한 마디 들으면 그만 아닙니까?\n\n미소짓는 의용. 이내 서로 말없이 시선을 교환한다.\n\n의용\n과장님, 하나 여쭤봐도 될까요?\n\n택수\n...?!\n\n의용\n이 사건, 정말 자신 있었어요?\n\n택수\n(잠시 생각하더니) 해야 할 일인지 아닌지만 생각한 거지. 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했으니까, 내 마지막 임무라는 생각으로 한 거고….\n\n지갑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택수. 의용, 보면\n\n택수\n(S#7의 흑백사진을 건네며) 잘 부탁한다.\n\n앞서 걸어가는 택수.\n\n상혁\n(의용이 받아든 사진을 보며) 형님, 같이 하시죠.\n\n의용\n형님?\n\n앞서가던 택수가 의용을 향해 돌아보며 미소 짓는다.\n(F.O.)\n\n(자막)\n2001년 2월 4일 발생한 드들강 여고생 강간살인사건은\n2017년 1월 11일, 1심 재판에서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n피고인은 판결에 승복하지 않고 항소하였으나\n2017년 12월 22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이 최종 확정되었다.\n극 중 전택수 수사과장 역의 모델이 되었던 김상수 경정(당시 나주경찰서 수사과장)은 2019년 6월 28일 여수경찰서 수사과장을 끝으로 정년퇴임하였다.\n\n<엔드 스크롤>\n\n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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